유통 옴니채널 구축, 주류 생산 증설, 해외 화학공장 건설 등
전반적 경기 불황에도 불구, 롯데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의 올해 투자 계획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주력 업종이 유통 등이라 내수 침체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지만, 그렇다고 투자까지 줄이고 수세적으로 대응하면 앞으로 그룹의 성장 엔진 자체가 식어버릴 수 있다는 신동빈 회장 등 경영진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이 15일 발표한 올해 그룹 전체 투자 예정액 7조5천억원은 지난해(5조7천억원)보다 32% 많을 뿐 아니라 2010년(7조원)을 5천억원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다. 채용 인원도 작년(1만5천650명)보다 많은 1만5천800명으로 잡았다.
우선 그룹측이 밝힌 ‘공격 투자’의 첫 번째 배경은 정부 정책에 대한 호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신동빈 회장의 ‘성장동력 확보’ 미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측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정책본부 주요 임원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며 “트렌드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른 투자 계획을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은 백화점·마트 성장 정체의 돌파구로서 아웃렛 사업에 집중한다. 올해 경기 광교신도시, 경남 진주, 인천 항동에 아웃렛을 출점하고 지난해 인수한 마산 백화점과 베트남 호찌민 다이아몬드플라자도 상반기 중 롯데 간판을 달고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이 미래 유통의 ‘이상적 모델’로 강조하는 ‘옴니(유통)채널’ 구축에도 투자가 집중된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소비자 주변의 모든 쇼핑 채널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한 서비스로, 옴니채널이 완벽하게 갖춰지면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주문하고, 편하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롯데 유통 부문은 올해 첫 번째 온라인 전용 배송 센터를 마련하고, 최근 급증하는 모바일 쇼핑 수요를 반영해 모바일 전용 상품기획자(MD)를 둬 모바일 쇼핑 콘텐츠를 강화한다. 올해 전체 온라인몰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롯데제과는 중국·인도·베트남·러시아 등에서 영업조직을 안정시키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말 생산을 목표로 900여억원을 투자, 충북 청주 소주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클라우드’ 맥주 생산시설도 늘려 올해 상반기까지 연간 10만㎘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6천여억원을 들여 2017년까지 제 2공장도 짓는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미국에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 크래커 플랜트를 건설하고, 우즈베키스탄 가스화학단지와 여수공장 합성고무 합작생산등 대규모 투자사업을 추진한다.
롯데건설은 초고층 건물과 플랜트 사업에 초점을 맞춰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롯데호텔은 올해 상반기 롯데 시티호텔 울산을 시작으로 10월 롯데 시티호텔 명동, 12월 롯데 라이프스타일호텔 명동(가칭) 등을 잇따라 선보인다.
롯데시네마는 해외 진출에 주력해 현재 중국과 베트남 내 상영관을 각각 15개, 20개로 올해 4개씩 늘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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