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할아버지 10년새 1.7배 증가

일하는 할아버지 10년새 1.7배 증가

입력 2013-02-16 00:00
수정 2013-02-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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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이상 경제활동인구 올해 1월기준 152만명

충북 청원군 내수읍에 사는 이모(65)씨. 이달 1일부터 오송역 근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하루 12시간 일하고 한 달에 받는 돈은 110만원이 전부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지만 부부가 생활을 꾸려가는 데 이 돈은 절대적이다. 건설현장에서 40년 동안 일했고 1980년대 5년간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건설현장을 다녀오는 등 ‘화려한 시절’도 보냈지만 별다른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탓이다. 지금 모두 30대가 된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대학에 보냈고 결혼시키느라 돈 모을 새도 없었다. 막 취업한 자식들에게 당장 손을 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직 결혼 안 한 외아들을 장가 보내려면 돈이 더 필요하다는 이씨다. 그래도 “가장이니 돈벌이는 내 몫”이라는 것이 이씨의 고집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중 경제활동에 참여한 인구가 2003년 1월 97만 2000명에서 2013년 1월 152만 2000명으로 56.6% 늘었다. 이 가운데 남자가 55만 3000명에서 91만 4000명으로 1.7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참가율이 36.1%에서 36.6%로 0.5% 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7.8%에서 17.2%로 낮아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자들이 경제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일을 계속하기가 여성보다 쉽다”면서 “남성이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노후보장제도가 잘 마련돼 있지 않아 아파트 경비, 주차장 관리 등 생계형 일자리를 찾는 노인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빈곤율은 49.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5%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해 5월 통계청의 ‘고령층 취업의사·동기 조사’에서 노인들은 일자리를 얻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 ‘생활비 충당’(54.4%)을 꼽았다. ‘건강유지’(2.1%), ‘무료해서’(4.8%) 등 소일거리로 일하려는 경우는 드물었다.

박진희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 부연구위원은 “65세 전후면 자녀들이 30~40대라 취업·결혼을 안 한 경우가 많다”면서 “용돈을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노인들의 인식도 많이 변해 자식에게 기대거나 의존하는 것을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 적령기인 30~34세 미혼율은 2000년 19.5%에서 2010년 39.8%로 크게 늘었다. 부모 부양에 대해 부모 스스로 해야 한다는 의견은 2002년 9.6%에서 2010년 19.6%로 늘어났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3-02-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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