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오너 vs 월급쟁이 임원 연봉… ‘주인과 머슴’

재벌 오너 vs 월급쟁이 임원 연봉… ‘주인과 머슴’

입력 2014-04-03 00:00
수정 2014-04-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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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연봉 140억원, 조양호 회장 57억원

재벌그룹 오너들의 상당수가 업무 성과와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급여만으로 지난해 고액 연봉을 손에 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월급쟁이 출신 전문경영인(CEO) 대부분의 경우 업무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상여금)가 전체 연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140억원으로, 공시 상으로는 상여금과 성과급 없이 100% 급여만으로 100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거뒀다.

정 회장은 작년에 등기이사로 있는 현대차(56억원), 현대모비스(42억원), 현대제철(42억원) 계열사로부터 모두 140억원의 보수를 급여 명목으로 받았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22억6천300만원),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14억220만원), 구자열 LS 회장(9억5천900만원) 등도 모두 급여만으로 10억원 안팎의 연봉을 손에 쥐었다.

다른 재벌 총수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총 연봉 57억2천만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47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47억5천만원) 등도 전체 보수액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었다.

반면 샐러리맨 출신 등기임원들은 전체 연봉에서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컸다.

회사마다 세부적 사항은 다르지만 대체로 상여금에는 부서별 목표 달성 여부나 기업실적 등 등기임원으로서의 성과가 반영된 인센티브가 포함된다.

오너가 아닌 샐러리맨 출신 CEO 중에서 ‘연봉 왕’에 오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만 봐도 전체 연봉 67억7천300만원 중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26%)보다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30%)이 더 컸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도 지난해 총 보수액 62억1천300만원 가운데 상여금(15억9천500만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6%로 집계돼 급여의 비중(19%)보다 컸다.

대표적 샐러리맨형 경영자인 강유식 LG 부회장 역시 작년에 받은 전체 보수액(7억7천만원)의 60%가 상여금이었다. 강 부회장이 받은 상여금은 전년도 재무성과와 개인별 연간목표(KI) 성과평가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었다.

그밖에 김준식 포스코 사장(총 연봉 8억1천만원)과 최원길 현대미포조선 사장(7억원)도 지난해 전체 연봉 가운데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다.

결국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연봉 구성 차이를 살펴보면, 샐러리맨 출신 등기 임원들은 전체 연봉에서 상여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소정의 성과를 내야 고액 연봉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주인인 재벌 오너들은 성과와 관계없이도 고정적으로 고액의 급여를 지급받은 셈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등기)이사의 보수는 성과와 연계돼 지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상여금이 지급될 때도 지급 기준이 되는 성과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경영상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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