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이 없어서…” 전 관세청장 세무사 개업

”갈 곳이 없어서…” 전 관세청장 세무사 개업

입력 2014-12-19 11:09
수정 2014-12-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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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찬 전 청장, 서울 강남에 사무실 열어

차관급인 관세청장까지 지낸 전직 고위 공무원이 세무사를 개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 같으면 민간 회사나 대형 로펌 등에서 ‘모셔’ 갔을 법도 하지만, 올해부터 고위공직자의 취업 제한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19일 세무사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사퇴한 백운찬(58) 전 관세청장은 최근 강남구 테헤란로에 세무사를 개업했다.

지난 7월 관세청장을 끝으로 33년간의 공직생활을 접은 후 5개월 만이다.

과거 청장 출신들은 퇴임 후 민간 기업체나 규모가 있는 회계·법무·세무법인 등에 갔다는 점에 비춰보면 그의 세무사 개업은 이례적일 수 있다.

그는 “올해부터 취업 제한이 강화돼 퇴임 후 5개월간 집에만 있었는데, 사람들도 만나고 하려고 사무실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백 전 청장의 세무사 개업은 올해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면서 퇴직 공무원의 민간 회사 취업 제한이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는 세월호 참사 이전까지는 매출액 150억원 이상의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 매출액 50억원 이상 세무법인은 취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취업 가능 법무·회계법인이 매출액 100억원 이상으로 낮아졌고, 무엇보다 심사도 강화됐다. 취업할 수 없는 일반 민간 기업체도 크게 늘어 사실상 취업을 할 수 없게 됐다.

백 전 청장은 현재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첫째 딸은 결혼했고, 둘째인 아들은 현재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자녀 대학 학자금 문제는 아니고, 아는 지인들도 만나도 하려고 소파 2개 갖다 놓고 사무실을 바깥에 하나 연 것”이라고 했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의 그는 옛 재정경제부 조세지출예산과장과 조세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을 지냈다.

2010년에는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장과 2011년 기재부 세제실장을 역임했고, 2013년 3월 관세청장에 오른 뒤 올해 7월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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