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 세워 불법 증여… 이중 국적자 등 탈세 적발

유령회사 세워 불법 증여… 이중 국적자 등 탈세 적발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21-03-24 17:44
수정 2021-03-2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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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에 거주하는 A씨는 외국 영주권을 취득한 후 그 나라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해외 부동산을 사들인 후 법인 지분을 자녀에게 이전하는 방식으로 편법 증여했다. 자녀들은 외국 시민권자라는 점을 이용해 국내에 살지 않는 사람으로 위장하고 증여받은 부동산에 대해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 자녀들은 유학 기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에 거주했다.

#2. 의류업체 사주 B씨는 외국에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 그들 명의로 은밀하게 현지 부동산을 여럿 사들였다. 이어 현지 부동산 개발 업체에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매각했고, 양도소득 신고를 하지 않았다. B씨는 또 그 나라에 자산운영 수익이 자신과 가족에게 돌아가도록 설계된 ‘가족신탁’을 설정한 후 매각 대금을 이곳으로 받는 방법으로 거래를 숨기고 해외 금융계좌도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이처럼 외국 영주권과 시민권으로 신분을 ‘세탁’하거나 복잡한 국제 거래를 이용해 지능적 역외 탈세를 한 혐의로 54명을 적발하고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엔 납세의무가 없는 비거주자로 위장해 소득과 재산을 해외에 숨긴 이중국적자 등 14명이 포함돼 있다. 국세청은 이들이 납세의무를 교묘히 회피하고 코로나19 방역과 의료 등 국가의 복지와 편의만 누렸다고 했다.

기업 형태를 외부감사가 없는 유한(책임)회사로 변경하고 은밀한 내부거래를 통해 소득을 이전한 외국계 기업 6곳도 적발됐다. 국외 본사와의 내부거래로 국내 소득을 부당하게 해외로 이전하거나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매출을 빼돌리는 방식을 썼다. 국세청은 각 사별로 많게는 수백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하고, 조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21-03-2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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