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개심사/한규동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개심사/한규동

입력 2013-04-27 00:00
수정 2013-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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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한규동

누군가 목련가지 위에

가느다란 촛대를 올려놓고

우윳빛 불을 댕겨 놓았다.

불꽃은 움직임이 없이 타오르며,

개심사 대웅전 마당을

우윳빛으로 밝히고 있다.

촛농은 녹아서 하나의 잎이 되어

하나둘 땅으로 떨어진다.

땅에는 우윳빛 불을 피워 놓은 듯

불씨가 꺼지지 않은 불잎,

수북하니 쌓이고 있다.

스님은 우윳빛 불잎을 삼태기에

끌어 모으고 있다.

개심사 봄은 그렇게 오나 보다.

삼태기 안은 따뜻했다.

2013-04-2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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