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엇갈리는 전교조 판결, 판사들 왜 이러나

[사설] 엇갈리는 전교조 판결, 판사들 왜 이러나

입력 2010-04-17 00:00
수정 201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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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시국선언과 명단 공개를 둘러싸고 법원이나 판사에 따라 판결이 엇갈려 당혹스럽다.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할 판사들이 개인의 정치·이념적 성향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고 선고한다면 법은 무엇 때문에 존재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제주지법 형사 1단독 이용우 판사는 그제 시국선언과 관련해 기소된 전교조 전·현직 간부들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판결은 이로써 인천지법·대전지법 홍성지원·청주지법·제주지법 등 4곳에서 유죄를, 전주지법과 대전지법 등 2곳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전교조 명단 공개에 대해서도 법원에 따라 판결이 달랐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은 “명단 공개가 합당하다.”고 한 반면 엊그제 서울남부지법은 “공개 안 해도 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같은 사안에 대해 판결이 오락가락하면 재판 받는 당사자는 법이 아닌 운에 따라 유·무죄가 갈린다고 여길 것이다. 이는 결국 판사와 법원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전교조의 시국선언은 일반 국민이 봐도 집단적 정치행위이며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이다. 여기에 무죄를 선고한 판사들은 법과 양심에 앞서 본인의 정치·이념 성향을 잣대로 들이댄 게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전교조의 명단 공개 문제도 이 단체가 비밀결사체나 불법단체가 아닌 이상 스스로 감출 이유가 없다고 본다. 노동단체 본연의 활동보다 정치·이념에 치우치니까 이름 알려지는 게 겁나는 것 아닌가. 여기에 판사들까지 편가르기 판결을 하면 이게 무슨 법치국가인가.
2010-04-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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