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볼썽사나운 여당의원 지역구 ‘통폐합 싸움’

[사설] 볼썽사나운 여당의원 지역구 ‘통폐합 싸움’

입력 2012-02-17 00:00
수정 2012-02-1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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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이 다가오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입장 차 때문에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신의 선거구가 다른 선거구와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은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간사와 몸싸움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제 여 의원과 새누리당 정개특위 간사인 주성영 의원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고성이 오가는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경남 남해·하동군이 지역구인 여 의원은 주 의원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인접 지역구(경남 사천시)와 합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지역구가 통폐합되는 것을 좋아할 국회의원은 없다. 그렇더라도 이런 식은 곤란하다. 선거구는 인구수에 따라 정해지는 게 원칙이다. 정개특위는 그제 파주·원주시는 분구(分區)하고, 세종시 지역구는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지역구 중 일부는 통폐합할 수밖에 없다. 남해·하동군의 인구는 10만 4342명으로 영남 지역 중 가장 적다. 통폐합이 거론되는 다른 영·호남 지역구 의원들은 이렇게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에 비춰 보면 여 의원의 행태는 지나치다.

법과 원칙을 잘 지켜야 할 판사 출신인 여 의원의 행태는 실망스럽다. 물론 여 의원만 비판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여야는 지난해 11월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제시한 안을 무시했다. 정개특위는 용인시 기흥구의 인구는 36만 7700명으로 이번에 분구하는 게 원칙이지만 제외했다. 기흥구를 분구하면, 영남이나 호남 지역구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세종시 인구는 9만 4000명으로 인구 하한선(10만 3469명)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충청권의 민심을 의식, 신설하기로 했다. 정치권이 정해진 원칙을 지키지 않으니 여 의원도 할 말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은 피곤하고 부아가 치민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2-0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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