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100세 시대/김종면 논설위원

[길섶에서] 100세 시대/김종면 논설위원

입력 2011-01-05 00:00
수정 2011-01-05 00: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인간은 아무리 늙어도 심장이 뛰고 피가 돈다. 신체나이가 청년인 파파노인도 있다. 100세 시대가 곧 다가온다니 장수만세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살아지는 대로 사는 오래된 육체란 구차할 뿐. 건강한 정신이 똬리를 틀어야 온전한 노년의 삶을 살아낼 수 있다. 오늘 한 토막 뉴스가 나를 우울하게 한다. 노인 남성 열명 중 한명이 ‘봄’을 산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배꼽 아래 검은 꽃’ 핀 노인이 크게 늘었다는 건 이미 구문이다. 본능 앞에 두손 드는 인간이란 얼마나 얄궂은 존재인가. 인생의 깔딱고개를 어떻게 넘어야 할까. 많은 이들이 고령화사회, 아니 고령사회를 말하지만 오래 사는 사람만 오래 산다. 여전히 대문 밖이 저승이다. 죽음을 기억하라. 왜 우리 사회에 이렇게 노인의 성(性)이 넘치는가. 세상에 누군가 있어 함께 온기를 나누며 늙어갈 수만 있다면…. 그대가 있어 한세상 잘 살다 갑니다, 그 정도 얘기하고 떠날 수 있으면 행복 아닌가. 비우면 채워지고 버리면 얻는다. 텅빈 충만으로 가는 길이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11-01-05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