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멀리건(Mulligan)/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멀리건(Mulligan)/주병철 논설위원

입력 2011-09-27 00:00
수정 2011-09-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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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훈련소 훈련병 시절의 얘기다. 일요일에는 동료들 대부분이 종교활동을 했다. 나는 무신론자였지만 여기저기 다녔다. 하루는 목사가 설교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의 목숨은 스페어(Spare·여분)가 없습니다.” 귀가 번쩍 뜨였다. 생명의 귀중함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주말 지방에서 열린 언론 세미나에 참석했다. 토론회를 마치고 저녁식사 자리에서 ‘위하여’라는 건배사가 줄을 이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초청 연사인 고위 공무원을 위하여 “앞으로 ○○○씨가 실수할 때가 있으면 한번씩 멀리건을 줍시다.”라며 건배했다. 멀리건은 골프 용어로 티샷을 잘못했을 때 이를 무시하고 다시 한번 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목사의 말대로 스페어가 없는 인생이기에 멀리건은 우리의 삶을 훈훈하게 하고 여유를 갖게 하는 청량제로 볼 수 있다. 비단 골프운동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주변에도 멀리건을 많이 도입해 편안하고 재미있는 삶을 영위하며 옆과 뒤를 돌아보는 넉넉함을 가져보면 좋겠다. 멀리건을 예찬해 보자.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09-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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