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망년회/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망년회/주병철 논설위원

입력 2011-12-06 00:00
수정 2011-12-0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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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약속이 줄을 잇는다. 스마트폰 수첩에 빈 공간이 없다. 갑자기 날아든 번개팅에 한번 꿰맞춰 보려면 꽉 찬 공간을 통째로 들어내야 한다. 자주 만나는 사람은 올해 만남의 종결을 위해, 자주 보지 못했던 사람은 올해를 넘기기 전에 한번이라도 보고픈 마음에서 낮이고 밤이고 불나방처럼 모인다.

문제는 망년회 이후다. 한 해를 무사히 보낸 걸 자축하고 새해를 활기차게 맞이하자는 망년회의 뜻이 어디가고 몸을 망치는 망신회(亡身會)로 둔갑되기 일쑤다. 망신회로 만들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결국은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만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 올해는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고 넘어가자. 어느 문인이 쓴 글귀의 일부다. “세상 사람들은 당연히 잊을 것은 잊지 않고 꼭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잊어버리니, 예를 든다면 원혐(怨嫌)은 크나 작으나 당연히 잊을 것인데 꼭꼭 잊지 않고, 은혜는 크나 작으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인데 영락없이 잊어버리니, 그것은 결국 자기를 잊은 것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12-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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