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시간의 상대성/구본영 논설고문

[길섶에서] 시간의 상대성/구본영 논설고문

입력 2015-01-29 18:06
수정 2015-01-29 18: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며칠 전 고위 공직을 지낸 분과 점심을 먹을 때다. 대화 중 두 가지 사소한 일에 공감했다. ‘밥 한번 같이 먹자’는 빈말을 너무 자주 하며 산다며 같이 웃었다. 엊그제가 새해였던 듯한데 벌써 한 달을 허송했다는 아쉬움도 함께….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빠름을 강하게 느끼는 건 무슨 까닭일까? 최근 읽은 책에서 본 설명이 그럴싸했다. 늙어 갈수록 과거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날린 기회비용을 만회할 시간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긴 같은 시간이지만 처지에 따라 다르게 체감되는 게 인지상정일 법하다. 시간의 단위가 사람에 따라 고무줄처럼 바뀔 리야 없겠지만. 횡단보도의 푸른 신호등이 보행자에게는 짧아 보이지만, 운전자에겐 길게 느껴지듯이 말이다.

속절없이 한 달이 간다는 조바심을 느끼던 차에 한 심리학자의 글에서 위안을 얻었다. “인간은 흐르는 시간으로 인한 불안을 극복하려고 1년을 열두 달로 분해한 달력을 만들었다”는 대목이다. 그렇다. 지난달을 후회하기보다는 새로운 한 달을 누군가에게 좀 더 베풀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게 낫겠다. 오래 못 본 옛 친구에게 “식사 한번 하자”고 먼저 전화를 걸어야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2015-01-3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