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총격범 지하디스트 동영상 시청”…佛검찰 테러수사 개시

“고속철 총격범 지하디스트 동영상 시청”…佛검찰 테러수사 개시

입력 2015-08-26 04:46
수정 2015-08-26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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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자동소총과 총알 270발·권총·칼·휘발유병 휴대

지난 21일(현지시간) 프랑스행 고속열차에서 총기 테러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아유브 엘 카자니(26)가 범행 직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동영상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엘 카자니는 자신이 단순 무장강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프랑스 검찰은 그가 테러를 저지르려다 실패한 것으로 보고 테러 수사를 공식 개시했다.

프랑스 검찰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엘 카자니가 프랑스행 탈리스 고속열차에서 총격 사건을 일으키기 직전 지하디스트 동영상을 봤다”고 발표했다.

프랑수아 몰랭스 검사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유튜브에서 지하디스트 동영상을 시청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동영상은 이슬람교 설교와 폭력 행위를 선동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모로코 출신인 엘 카자니는 지난 21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탈리스 고속열차에 자동소총 등을 들고 타서는 총격 등으로 3명을 다치게 한 뒤 미국인 승객 등에게 제압됐다.

마크 무갈리언이라는 프랑스계 미국인은 엘 카자니의 총을 빼앗으려다가 관통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몰랭스 검사는 또 엘 카자니가 자동소총과 총알 270발, 권총, 칼, 휘발유병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파리행 고속열차에는 승객 554명이 탑승하고 있어 승객들이 엘 카자니를 제압하지 못했더라면 수십 명 이상이 학살되는 참사가 일어날 뻔했다.

엘 카자니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에 사용한 무기를 벨기에 브뤼셀 역 주변 공원에 버려져 있는 가방에서 우연히 주웠으며 열차에서 강도질을 하려 했을 뿐 테러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다가 결국 입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 카자니는 브뤼셀 역 주변 공원에서 노숙했다고 주장했으나 사건 당일 열차 일등석 표를 끊었으며 역 직원이 좀 더 이른 시간 열차 좌석이 남아 있다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부했다.

검찰은 엘 카자니의 행적과 관련해서 작년 프랑스에서 5∼7개월간 머물고서 오스트리아와 독일로 여행했다고 밝혔다.

엘 카자니는 경찰 조사에서 터키에 여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지난 6월 터키에서 유럽으로 돌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당국은 엘 카자니가 터키에서 시리아로 건너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몰랭스 검사는 “엘 카자니의 행동과 유럽 정보 당국의 정보, 여행지, 과격 이슬람단체와 명백한 연계 등을 고려해 수사를 공식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엘 카자니가 2007년부터 작년까지 7년 동안 스페인에 살면서 외모의 변화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변화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엘 카자니가 2009년 마드리드에서 대마초를 팔다가 경찰에 적발된 후 찍은 사진에는 깨끗하게 면도가 돼 있었지만 2012년 다시 경찰에 잡혔을 때는 이슬람교도들처럼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스페인 대테러 소식통은 엘 카자니가 스페인 서남부 알헤시라스에서 과격 성향의 이슬람사원에 다니면서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옹호하는 강성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고속열차 테러 시도 이전 스페인과 프랑스, 독일, 벨기에 정보 당국은 그를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감시해왔으며 셍겐조약(국경자유통과협정) 회원국 경찰도 그를 요주의 명단에 올려놓았다.

벨기에 검찰도 열차 총격 사건을 테러 기도로 간주하고 전날 범인의 근거지 두 곳에 대해 수색을 실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엘 카자니는 벨기에에 머무는 동안 브뤼셀의 생-장-몰렌빅 지역의 여동생 집과 친구 집 등에서 지낸 것으로 벨기에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 수색에서 아무도 체포되거나 연행되지 않았으나 엘 카자니 관련 물품이 증거 조사를 위해 수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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