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전에 테러 예고한 트위터 이용자 2명도 체포
터키 최악의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 2명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으로 밝혀졌다고 터키 일간 휴리예트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수도 앙카라 중심의 앙카라 기차역 광장에서 97명이 사망한 자살폭탄테러의 용의자 2명 중 1명은 지난 7월 남부 수루츠에서 발생한 자폭테러범의 형임이 밝혀졌다.
경찰은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의 신원을 유전자 분석 등으로 조사한 결과 1구는 유누스 엠레 알라교즈의 시신인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누스는 지난 7월 33명이 사망한 수루츠 테러의 범인인 셰이흐 압두라흐만 알라교즈의 형으로 터키 언론들은 테러 이튿날부터 유누스가 유력한 용의자라고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터키 남동부 아드야만 주(州)에 살던 알라교즈 형제는 지난 1월 남부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를 통해 시리아로 가서 폭발 훈련을 받고 지난 5월 터키로 돌아왔으며, 유누스는 수루츠 테러 이후 최우선 수배자로 지목됐다.
휴리예트는 두 번째 용의자는 외메르 데니즈 듄다르로 당국이 자폭테러를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작성한 용의자 21명의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터키 내 IS의 최대 활동지역으로 알려진 남동부 가지안테프에서 각각 승용차를 이용해 앙카라에 도착해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가지안테프 경찰은 이들에게 차량을 제공한 Y.S.라는 용의자도 체포했다.
앙카라와 수루츠 테러는 폭발물과 대상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IS의 소행으로 추정됐지만, IS는 배후를 자처하지 않고 있다.
앙카라 테러는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과 노동단체 등이 주최한 정부의 쿠르드 정책을 비판하는 ‘평화 시위’를 겨냥했으며, 수루츠 테러는 HDP와 가까운 사회주의청년연합 회원들의 행사장에서 벌어졌다.
앞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지난 12일 민영방송 NTV가 생중계한 인터뷰에서 자폭테러범 2명 중 1명의 신원을 거의 확인했다며 당국은 IS를 우선 용의선상에 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앙카라 테러가 발생하기 9시간 전에 트위터에 “앙카라에서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글을 올린 ‘DrBereday’라는 가명 계정의 이용자로 추정되는 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터키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조직원으로 알려졌다.
’DrBereday’는 트위터에 IS가 앙카라에서 폭탄을 터뜨린다면 시위 현장이 될 것이라며 PKK는 이 테러와 무관하다는 내용의 글도 함께 올렸다.
내무부는 이날 앙카라 경찰서의 서장과 정보국장, 안보국장 등 3명을 직위해제한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테러와 관련해 실수와 결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다부토울루 총리는 전날 당국이 자폭테러 용의자 명단을 갖고 있지만 이들이 실제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체포할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터키는 법치 국가로 증거 없이 체포하면 법원이 용의자들을 풀어줄 수 밖에 없다고 밝혔지만 야당들은 경찰은 시위에 참가하기 전에 ‘합리적 의심’을 근거로 체포하고 있다며 총리의 발언을 비난했다.
다만 다부토울루 총리는 IS 외에도 터키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극좌 테러조직인 혁명인민해방전선(DHKP-C)도 잠재적 용의자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터키 언론들이 지난 7월 남부 수루츠에서 발생한 자폭테러의 범인인 셰이흐 압두라흐만 알라교즈의 형인 유누스 엠레 알라교즈가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터키 일간 하베르튜르크와 도안통신 등은 경찰을 인용해 수배 중인 유뉴스 엠레 알라교즈가 앙카라 테러 현장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하베르튜르크는 테러에 사용한 폭발물과 대상이 수루츠 테러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경찰은 IS의 터키 내 조직인 이른바 ‘아드야만 그룹’의 소행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수루츠 테러 당시 숨진 희생자 33명은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과 가까운 사회주의자청년연합(SGDF) 회원들이었으며, 앙카라 테러의 희생자 상당수도 HDP 지지자들이다.
당국은 터키 남동부 아드야만 주(州)에 살던 이 형제가 지난 1월 남부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를 통해 시리아로 가서 폭발 훈련을 받고 지난 5월 터키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했다.
총리실은 이번 테러 사망자는 97명으로 늘었으며 사망자 9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시신 91구는 유가족에게 인도됐다.
앙카라 기차역 앞에서 정부에 PKK와 유혈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평화 시위대를 겨냥한 이번 자폭테러의 사망자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편,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HDP 공동대표는 전날 테러 사망자는 128명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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