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법원 “트럼프 골프장 인근 풍력발전소 건설 정당”트럼프측 “바보같고 편협한 결정” vs 새먼드 “트럼프는 세번 패배자 됐다”
막말로 연일 도마에 오르는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이자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영국 법원에서 지고 또다시 막말을 퍼부었다.최근 무슬림 증오 및 영국 비하성 발언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로부터 공격을 당한 트럼프에게 이번에는 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강도 높은 반격을 가해 트럼프 측과 영국 정치인 간에 2라운드 설전이 벌어졌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이날 자신의 스코틀랜드 골프장 인근에 들어설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막아달라는 트럼프의 소송을 기각했다.
스코틀랜드 북동부 해안 애버딘에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코스’를 소유한 트럼프는 지난 2013년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정부가 이 골프장에서 3.5㎞ 떨어진 해상에 11기의 터빈을 갖춘 풍력발전단지 건설 계획을 승인하자 골프장 경관을 망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패소한 트럼프는 자신의 회사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위험한 풍력 실험을 지배하는 바보스럽고 편협하며 지역주의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준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이에 알렉스 새먼드 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트럼프는 세 차례 패배자(loser)가 됐다”며 “그의 행동과 발언으로 멕시코계 미국인과 무슬림 미국인의 표를 잃게 될 것이며 이제 스코틀랜드계 미국인도 트럼프를 멀리하는 대열에 합류할 것 같다”고 응수했다.
새먼드 전 수반은 또 트럼프가 이 골프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측은 다시 반박 성명을 내 “새먼드는 한물간 인간”이라며 “부풀려진 자신의 자존심에 영합하는 거만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모친이 스코틀랜드 출신인 트럼프는 최근 ‘무슬림 미국 입국 전면 금지’를 주장하는 발언에 이어 “런던·파리의 일부 지역은 (무슬림 때문에) 너무 과격화돼 경찰도 무서워서 못 간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캐머런 총리는 “어리석은 발언이다. 만약 그가 우리나라에 온다면 우리 모두가 그에 반대하는 쪽에 뭉칠 것 같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이 발언으로 영국 국민 수십만 명이 트럼프의 영국 입국 금지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참여했고, 어머니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에서도 그를 홍보대사에서 해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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