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남편인 필립 공과의 연애 시절을 묘사한 친필 편지가 1만 4400파운드(약 2260만원)에 팔렸다. 최근 90세 생일을 맞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 편지를 쓴 시기는 21세 때인 1947년. 핍립 공과의 혼인을 불과 수개월 앞둔 공주 신분이었던 그는 13세 때 처음 필립 공을 만나 한눈에 반했던 기억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 8년의 세월을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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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월트셔 치퍼넘의 경매장에서 이 편지가 영국인 수집가에게 낙찰됐다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왕실의 결혼’이란 책을 집필 중이던 작가 베티 슈에게 보낸 2쪽짜리 서간이다.
편지에는 다양한 개인 비사가 담겨 있다. 둘의 첫 만남은 1939년 7월 다트머스 왕립해군학교(RNC)에서 이뤄졌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으로, 18세의 해군 사관후보생이던 필립 공은 양가 어른들의 소개로 5살 연하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처음으로 대면했다. 여왕은 큰 키에 당당한 풍채를 지닌 그리스 왕족 출신의 사관생도에게 단박에 마음이 기울었다. 그는 “이전에도 왕실 대관식이나 켄트 공의 결혼식에서 만났을 수 있지만 서로 기억하지 못했다”고 썼다.
필립 공은 이후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태평양과 극동의 전장으로 향해야 했다. 휴가를 나온 필립 공이 윈저 궁에서 수주간 머물기도 했지만 둘의 만남은 3년간 단 2차례에 불과했다.
종전 이후 두 사람은 스코틀랜드 발모럴 성에서 6주간 왕실 인사들과 함께 머무르면서 비로서 사랑을 꽃피울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우리는 필립 공이 (전후) 해군사관학교에서 2년짜리 일자리를 얻었을 때 비로서 자주 볼 수 있었다”면서 “종종 치로의 나이트 클럽이나 파티에서 함께 춤을 췄다”고 적었다. 또 “필립 공이 직접 결혼식 반지를 디자인했고 웨일스의 금으로 이 반지를 만들 것”이라며 꿈에 부푼 예비 신부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 공은 1947년 11월 20일 런던 웨스트 민스터 사원에서 결혼했다. 찰스 왕세자,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앤 공주 등 4명의 자녀와 2명의 손주, 5명의 증손주를 두고 70년 가까이 해로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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