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샤프·소니 등 실적 강타
하반기 아이폰7 출시를 앞두고 수요 부진 우려 때문에 애플의 주가가 약 2년 만에 9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폭스콘, 샤프 등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아시아 업체들도 실적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12일(현지시간) 한때 89.4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4년 6월 26일 이후 처음이라고 CNBC는 전했다. 애플 주가는 2.35% 하락한 90.34달러에 마감했다.
대만의 부품업체들이 애플로부터 주문받는 물량이 하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급감할 것이라고 닛케이 아시안 리뷰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애플은 아이폰 수요 부진 우려 때문에 지난 6개월간 주가가 22% 떨어졌다.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자주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을 전보다 적게 느끼고 있으며 중국 같은 주요 신흥시장에서 수요도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날 잠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종가 기준으로 알파벳의 시가총액이 애플보다 많았던 것은 지난 2월 2일이 마지막이었다.
애플은 지난 1분기에 매출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의 부진에 따른 불똥은 아시아 부품업체들로 튀었다.
아이폰의 주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1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9.2% 감소한 275억8천만 대만달러(약 1조원)라고 12일 공시했다.
역시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페가트론은 1분기 순이익이 41억 대만달러로 35%나 줄었다.
애플 아이패드 등에 스크린을 공급하는 샤프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지난 3월 끝난 회계연도에 1천291억엔(약 1조4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같은 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억엔 흑자였다.
샤프의 다카하시 고조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주문이 최근 분기에 현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폭스콘에 인수되는 이 회사의 지난 3월 끝난 회계연도의 영업손실은 1천620억 엔으로 2년 연속 막대한 적자를 냈다.
샤프와 마찬가지로 애플에 스크린을 납품하는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 회계연도의 순손실이 318억엔(약 3천400억원)으로 전년(123억엔)보다 늘어났다.
애플에 납품하는 카메라용 이미지센서를 포함한 소니의 디바이스 부문은 최근 회계연도에 286억엔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의 요시다 켄이치로 CEO는 수요를 과다 예측했다고 지난달 말했다.
아이폰과 다른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대만의 라간은 1분기 이익이 18% 감소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있는 포스 터치 기능에 사용되는 ‘햅틱’ 부품을 만드는 일본 니덱은 최근 분기 영업이익이 305억엔으로 예상치보다 65억엔 적었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UBS의 아서 시에 애널리스트는 “전자업체들은 컴퓨터 수요가 감소했을 때도 고전했지만 2007년 첫 아이폰 출시 이후 비교적 쉽게 스마트폰 제조로 전환했다”면서 “가상현실이나 스마트카 등 신기술이 부상하고 있지만, 초기 단계라 아직 다음 성장동력이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