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들에 오염된 ‘이것’ 사용한 병원…“96명 사망” 발칵 뒤집혔다

중환자들에 오염된 ‘이것’ 사용한 병원…“96명 사망” 발칵 뒤집혔다

하승연 기자
입력 2025-08-14 09:59
수정 2025-08-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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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산타페 주 로사리오에서 경찰 작전 중 펜타닐 앰플이 압수된 모습. 2025.8.14 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산타페 주 로사리오에서 경찰 작전 중 펜타닐 앰플이 압수된 모습. 2025.8.14 AFP 연합뉴스


지난 4월 오염된 펜타닐 약품을 사용한 라플라타시 주재 이탈리아노 병원 중환자실에서 7명의 환자가 숨진 것으로 시작된 ‘펜타닐 사건’의 사망자가 96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France24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이날까지 총 9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까지 공식 사망자 수인 76명에 비해 일주일 만에 20명이 늘어난 것으로, 아직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라플라타시에 있는 이탈리아노 병원 중환자실에서는 호흡 곤란으로 7명이 거의 동시에 사망한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에서만 15명이 사망했으며, 당시 조사과정에서 이들에게 투약된 펜타닐이 오염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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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라 플라타에 있는 이탈리아노 병원 밖에서 오염된 약용 펜타닐 치료를 받고 사망한 환자들의 친척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5.8.1 로이터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라 플라타에 있는 이탈리아노 병원 밖에서 오염된 약용 펜타닐 치료를 받고 사망한 환자들의 친척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5.8.1 로이터 연합뉴스


오염된 펜타닐 약품은 제약회사 HLB 파르마 그룹이 제조해 아르헨티나 전역 약 200여개의 병원과 보건소에 배포된 합성 오피오이드 펜타닐 앰플 30만개 중의 일부였다.

이후 피해 사망자 수가 지속해 늘어났으며, 이들은 모두 병원에 입원한 중환자들로 진통제나 마취제로 해당 펜타닐을 투여받은 후 폐렴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다제내성 박테리아에 감염된 후 사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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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라플라타시 이탈리아노 병원 앞에서 입원 중 오염된 펜타닐 투약으로 사망한 다니엘 세바스티안 오비에도의 가족들이 항의 시위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5.8.14  A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라플라타시 이탈리아노 병원 앞에서 입원 중 오염된 펜타닐 투약으로 사망한 다니엘 세바스티안 오비에도의 가족들이 항의 시위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5.8.14 AP 연합뉴스


다제내성 박테리아는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박테리아를 의미한다. 이들은 치료가 어려워 감염 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주로 병원 내 감염을 통해 전파되며, 항생제 오남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사과정에서 아직 사용되지 않은 펜타닐 앰플도 발견됐다. 또 피해자들에게서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과 병원에서 주로 발견된다는 그람음성균 랄스토니아 피케티균이 검출됐다.

폐렴간균은 폐렴, 요로감염, 균혈증 등 다양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로, 특히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에게 위험하며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끈적하고 혈액이 섞인 가래, 발열, 기침 등이 있다.

이 사건의 담당판사인 에르네스토 클레플락 판사는 잠재적 피해자가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전했다. 클레플락 판사는 이번 사건 관련자 24명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출국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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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라플라타에서 입원 중 펜타닐로 오염된 약물을 복용한 후 사망한 희생자의 친척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5.8.1 A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에서 입원 중 펜타닐로 오염된 약물을 복용한 후 사망한 희생자의 친척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5.8.1 AP 연합뉴스


그러나 시민들은 병원에서 오염된 약품 사용으로 96명이 사망한 사건에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도 사임도 없었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은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펜타닐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를 촉구하고 있다.

현지 매체 인포바는 지난 2004년 아르헨티나에서 공연 중 화재로 194명이 사망한 크로마뇽 사건에 빗대 일각에서 이번 사건을 “보건계의 크로마뇽 사건”이라고 부른다고 전하면서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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