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 주신 편지 삼가 잘 받았습니다. 이곳에 있는 이 몸은 빈궁하여 하나도 가진 게 없으며 벼슬도 얻지 못하고 있나이다. 그러나 좋고 나쁨에 대해서 화내지 말아 주십시오. 음덕을 입은 후 영원히 잊지 않겠나이다(所遣信來 以敬辱之 於此貧薄 一无所有 不得仕也 莫瞋好邪 荷陰之後 永日不忘).”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 구아리에서 발굴된 편지목간. 길이 25.2㎝, 폭 3.5㎝, 두께 0.3㎝의 긴 판자 목간은 아래쪽 부분이 약간 훼손됐을 뿐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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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수도였던 부여 구아리에서 발굴된 편지목간. 길이 25.2㎝, 폭 3.5㎝, 두께 0.3㎝의 긴 판자 목간은 아래쪽 부분이 약간 훼손됐을 뿐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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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자리를 청탁하는 6세기 백제시대의 편지목간(木簡)이 처음 발견됐다.
22일 학술문화운동단체인 문문(文文·회장 홍승직)은 지난 2010년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의 한 교회 증축 부지에서 발굴된 백제 목간 13점 가운데 하나에서 이 같은 글귀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편지목간은 오는 25일 충남 부여군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열리는 정기학술대회에서 자세히 공개될 예정이다.
목간은 대나무, 소나무 등 얇은 나무조각에 글자를 기록한 것이다. 긴 판자 형태로 길이 25.2㎝, 폭 3.5㎝, 두께 0.3㎝의 편지목간에는 한 구절에 4글자인 4구체로 앞면에 4언 3구, 뒷면에 4언 5구가 각각 새겨졌다. 이를 발굴·판독한 부여군문화재보존센터는 “백제 사비시기(538∼660)에 수도 부여에 살던 가난한 사람이 권력자에게 벼슬을 청탁한 편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05-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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