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식량 없는 백성 걱정을” 이순신의 편지

“전쟁 중 식량 없는 백성 걱정을” 이순신의 편지

입력 2014-04-28 00:00
수정 2014-04-28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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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3년 김성일에게 보낸 전사본 “백성은 군대·식량을 하늘로 여겨”

임진왜란 발발 이듬해인 1593년 4월 1일 전라좌도 수군절도사인 이순신이 경상우도 순찰사 김성일에게 보낸 편지의 사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순신은 이 편지에서 김성일에게 불화살 등 화공을 사용할 때가 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전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한 백성의 생활이 피폐한 만큼 수군들을 파종 작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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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발발 이듬해인 1593년 4월 1일 전라좌도 수군절도사 이순신이 경상우도 순찰사 김성일에게 보낸 편지. 전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한 백성의 생활을 걱정하는 이순신의 마음이 담겨 있다. 연합뉴스
임진왜란 발발 이듬해인 1593년 4월 1일 전라좌도 수군절도사 이순신이 경상우도 순찰사 김성일에게 보낸 편지. 전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한 백성의 생활을 걱정하는 이순신의 마음이 담겨 있다.
연합뉴스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28일 충무공 탄생일을 앞두고 출간한 ‘이순신의 리더십’ 개정판에서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는 이순신의 친필 원본이 아니라 김성일 집안 사람으로 추정되는 이가 옮겨 적은 전사본(轉寫本)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적은 없다. 경북 안동의 김성일 종가에서 보관하던 것을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입수해 자료로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이순신은 지금의 경남 진해에 해당하는 ‘웅포’에서 7차례나 큰 승리를 거두어 이름을 높인 상태였다. 이에 김성일이 ‘화공을 사용해 왜구를 소탕하라’고 요청했으나, 이순신은 “명나라 군대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화공을 쓰더라도 왜구를 소탕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오히려 “백성은 군대와 식량을 하늘로 여기고 있으니 앞으로 큰 후환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노 소장은 “백성의 고충을 늘 생각하면서 전쟁 중에도 농사를 지어 식량을 확보하게 한 이순신의 철저함이 엿보이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4-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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