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신경숙 ‘전설’ 수록 작품집 출고정지”

창비 “신경숙 ‘전설’ 수록 작품집 출고정지”

입력 2015-06-23 11:02
수정 2015-06-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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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품집에서 ‘전설’ 빼겠다” 밝혀

소설가 신경숙(52)이 단편 ‘전설’(1996년작)에서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고 사과하자 해당 작품이 실린 단행본 ‘감자 먹는 사람들’을 낸 출판사 창비가 책 출고를 정지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염종선 창비 편집이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감자 먹는 사람들’에서 문제가 된 ‘전설’을 빼겠다는 신씨의 발언을 존중한다”며 “오늘부터 이 책 출고를 정지하고, 이미 유통된 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이날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과하고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고 밝혔다.

’감자 먹는 사람들’은 1996년 창비에서 낸 신씨의 작품집 ‘오래전 집을 떠날 때’의 제목을 바꿔 2005년 재출간한 책으로 ‘전설’을 포함해 신씨의 중·단편 8편이 수록돼 있다.

염 이사는 “신씨가 차기작 집필을 위해 서울을 떠나 있어 저희도 지금까지 연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늘 공개된 작가 입장을 존중해 우선 해당 작품집에 먼저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씨의 대표 베스트셀러 장편 ‘엄마를 부탁해’도 이 출판사에서 나왔다.

염 이사는 이어 “창비 편집위원도 최근 이런 표절 문제에 대해서 비평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문학계에서 표절을 비평적 관점에서 연구·토론하는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다”며 “대증요법에서 나아가 문학계에서 표절이 왜 발생하고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탐구하는 비평적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 이사는 문예지 ‘창작과 비평’ 등에 실린 편집위원의 문학 평론에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 한국작가회의가 최근의 표절 의혹 사태와 문학 권력을 주제로 토론회를 하는 만큼 이 문제에 관해 사회 공론의 장이 이미 시작된 것 같다”며 “토론회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겸허한 자세로 경청하고 내부적인 논의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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