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이미지 살리기 세계유산 지키는 길”

“한옥 이미지 살리기 세계유산 지키는 길”

김승훈 기자
입력 2016-07-29 18:12
수정 2016-07-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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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주도 나선화 문화재청장

“내 마을이 인근 문화재로 인해 낙후돼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없다면 어느 누가 문화재에 애정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문화재가 있어 마을이 더 살기 좋아져야 사람들이 문화재를 더 아끼고 보존합니다. 문화재로 삶이 윤택해지면 문화재를 지키지 말라고 해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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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화 문화재청장
나선화 문화재청장
경주·공주·부여·익산 등 신라·백제 4개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을 이끌고 있는 나선화(67) 문화재청장의 소신이다. 그의 이 같은 지론이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시작된 한옥 지원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고도가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 생활 환경이 낙후돼 살기 힘들고 자녀도 제대로 키울 수 없다며 외면했던 젊은이들까지 고도로 되돌아오고, 상가가 조성되면서 지역 경제도 살아나고 있다. 나 청장은 “고도가 생명력을 얻으면서 사람들 인식도 ‘문화재로 인해 피해를 본다’는 데서 ‘문화재로 인해 삶이 풍요로워진다’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나 청장은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고도를 둘러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고도라고 하는데 말만 고도지 고도 이미지와 어울리는 게 전무했기 때문이다. 허허벌판에 탑 하나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거나 붕괴된 성곽만 있는 등 죽은 땅이나 매한가지였다. 인근 주민들의 삶도 열악했다. 나 청장은 ‘이래서는 관광객들이 찾고 싶은 마음 자체가 들지 않겠다’고 여겨 고도 옛 모습 복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고도를 길이길이 보존하는 방법은 고도 이미지를 되살리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4개 고도는 세계유산이에요. 그에 걸맞게 세계적인 명소가 되려면 우리만의 문화적인 특성이 있어야 합니다. 전 세계의 삶의 모습이 하나가 돼 가면서 각국의 전통이 더 주목을 받고 있어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주거 공간인 한옥은 우리의 전통 건축양식입니다. 한옥 조성으로 고도 이미지가 되살아나면 외국 관광객들도 더 많이 고도를 찾을 겁니다.”

나 청장은 고도 유적지 주변 전봇대들의 전선 지중화 사업도 지자체와 협의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주 유적지 주변 2㎞, 공주 2㎞, 부여 5.68㎞ 정도의 전선 지중화가 진행됐다. 나 청장은 “익산은 올해부터 의욕적으로 하려 하고 있다”며 “한옥과 어우러져 고도의 역사적 가치가 제대로 발현하려면 전선 지중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6-07-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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