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

[영화리뷰]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

입력 2011-12-23 00:00
수정 2011-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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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해져 돌아온 홈즈, 추리를 놓치다

21일 개봉한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은 연말 시즌을 겨냥해 추리보다는 액션 블록버스터에 방점을 찍은 듯한 모습이다. 2년 만에 선보이는 셜록 홈즈 시리즈 2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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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5분 만에 폭파 장면이 등장하며 한층 커진 물량 공세를 예고한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은 홈즈와 왓슨 콤비의 추리 무대를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으로 확대하며 전편과는 달라진 규모를 자랑한다.

배경은 연쇄 폭탄 테러로 긴장이 고조되던 1891년 유럽. 사건의 뒤를 캐던 홈즈(왼쪽·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자신의 숙적 모리어티 교수(자레드 해리스)가 테러의 배후라는 사실을 직감하지만, 물증을 찾지 못한다.

홈즈는 파트너인 왓슨 박사(오른쪽·주드 로)와 함께 사건을 추적하며 실마리를 잡아가지만 막대한 자본으로 유럽의 특급 살수들을 고용한 모리어티 세력의 공격을 받으며 위기에 놓이게 된다.

영화는 확실히 전편에 비해서는 매끈하고 세련됐다. 격투 장면에서 슬로 모션과 정지 화면이 적절히 반복되면서 두 인물의 대결 구도는 물론 홈즈의 전략을 경쾌하고 긴장감 있게 표현했다.

속편에서도 메가폰을 잡은 가이 리치 감독은 무기 공장 추격 장면에서 영상미를 뽐내며 원작의 스릴감을 스크린 위에 옮기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기발한 분장을 하고 나와 깜짝 웃음을 선사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재치 있는 코믹 연기도 압권이다.

하지만 너무 볼거리에 치중한 탓일까. 중반이 지날수록 추리물 특유의 치밀함과 완급 조절이 약해지면서 극의 재미가 반감된다. 소소한 트릭을 이용한 장치들은 등장하지만, 추리물의 핵심인 관객과의 두뇌 게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심을 잃고 말았다. 관객에게 추리를 풀 여지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 것. 몇 가지 추리적인 요소마저 속도감을 강조한 탓인지 이내 풀려버리고 만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의 연기 호흡은 잘 맞지만, 전작과 뚜렷한 차별점을 보이지는 않는다. 스웨덴판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 출연했던 노미 라파스가 홈즈를 돕는 집시 여인 심을 잘 소화해냈다. ‘매트릭스’ 2, 3편을 만든 조엘 실버 등이 제작했으며 한스 짐머가 음악을 담당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1-12-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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