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수형자 처우기준 마련해야”

“트랜스젠더 수형자 처우기준 마련해야”

입력 2011-04-16 00:00
수정 2011-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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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자가 감옥에서 성기절단 자해투쟁 벌이기도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구금시설에 수용된 트랜스젠더의 인권 보호를 위해 이들에 대한 행형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성적소수자 문화인권센터 등 4개 단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연 ‘구금시설과 트랜스젠더 인권’ 토론회에서 “트랜스젠더 수형자에 대해 타당하고 합리적인 처우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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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는 토론회 발제문에서 “트랜스젠더 수형자가 자신이 원하는 성별에 적합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휴일과 야간에는 독거수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목욕을 하거나 옷을 갈아입을 때는 다른 수용자와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전환을 위한 외과 수술이 끝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호르몬 처치 등 성전환 절차가 어느 정도 완료되면 이감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교도소장은 트랜스젠더가 겪는 ‘성 주체성 장애’에 대한 의료조치 의무를 진다”며 “성 전환의 권리는 기본권이기 때문에 수형자가 성 전환에 필요한 의료 처치를 하는 것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의 몸이지만 여성을 지향하는 트랜스젠더 수감자 A씨가 서울중앙지법에 낸 국가배상청구 소송의 의미를 평가하고 관련 법ㆍ제도와 인권 기준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남성 수감시설에 수용됐던 A씨는 출소 후 ‘성 정체성에 부합하는 처우를 교도소가 거절해 심리적 불안을 겪었고, 스스로 성기를 자르는 자해까지 하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A씨는 토론회 자료집에 게재한 글을 통해 “교도소에서 조금만 더 배려하고 처우를 해 줬다면 성기 절단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은 없었을 것”이라며 “내 소송이 교정시설에 성적 소수자에 대한 보호 규정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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