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 입국 하루만에 조사도 않고 공개…그 이유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 입국 하루만에 조사도 않고 공개…그 이유는?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4-09 13:40
수정 2016-04-0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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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7일 국내에 입국한 사실을 정부가 다음날인 8일 공개한 일을 두고 총선을 앞둔 ‘북풍’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탈북민들의 입국 사실을 하루 만에 통일부가 나서 공개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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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외식당 근무 종업원 13명 국내 입국. 통일부 제공
북한 해외식당 근무 종업원 13명 국내 입국. 통일부 제공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집단 귀순했다. 이들은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4월7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정 대변인은 “그동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한두 명이 개별 탈북한 사례는 있지만,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집단 탈북 배경과 관련해 “이들이 해외에서 한국 티브이,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특히 이들의 탈북을 ‘대북 제재’와 연관해 풀이했다. 그는 “대북 제재 이후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촉구되는 외화 상납 요구 등 압박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탈북자의)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그러나 이들이 어디서 어떻게 탈북했는지 등 구체적인 탈출 경로와 경위 등에 대해선 일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제3국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하고, 그다음에 이분들의 신변보호, 또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한 뒤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유관기관 합동으로 구체적인 귀순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탈북민들을 입국 하루 만에 전격 공개한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일반적으로 탈북자들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국정원 주도하에 한 달가량 진행하는 정부 합동심문 조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과정을 밟지 않았다. 조사도 하지 않고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집단 탈북’을 4·13 총선에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 집단 탈북이 이뤄졌다는 상황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에 발표한 것”이라며 총선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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