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납치 아닌 폭력사건으로 조사”

경찰 “납치 아닌 폭력사건으로 조사”

입력 2010-06-26 00:00
수정 2010-06-2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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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대생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다 살해한 혐의로 지난 24일 검거된 김모(25)씨가 얼마 전 또 다른 여성 납치를 기도했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초동 대처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특히 김씨가 여대생을 납치.살해에 앞서 불과 일주일 전 비슷한 시간,장소에서 다른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경찰의 초동 대처가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다.

 김씨는 지난 16일 오전 3시께 대구 수성구 범물동 한 아파트 후문 부근에서 길가던 A(26.여)씨를 뒤에서 차로 들이받아 폭행한 뒤 강제로 자신의 차에 태웠다가 A씨가 문을 열고 도망치는 바람에 납치하는 데 실패했다.

 이 사건은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당시 경찰은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게 미리 알려 주의를 주거나 순찰을 강화하는 등 아무런 대처 없이 범죄 발생 사실을 숨겨왔다.

 이에 대해 대구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가 구타당한 뒤 차에 태워졌고 차에 탔다가 내렸기 때문에 일단 납치로 보지 않고 폭력사건으로 조사했다.”라는 궁색한 답변을 내놨다.

 한편 김씨는 그 다음 날인 17일 밤 달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다른 사람의 차량 번호판을 떼어내 다음 범행에 착수했다.

 그는 훔친 번호판을 자신의 차에 달고 지난 23일 새벽 다시 수성구를 찾아 외출나온 이모(26.여)씨를 납치,몸값을 요구하다 이날 밤 이씨를 끝내 살해한 뒤 시신을 고속도로 부근 배수로에 버렸다.

 경찰은 이튿날 김씨를 집 주변에서 검거해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얼마 전 수성구 지역에서 여자를 납치하려다 놓친 적 있다.”라는 진술이 나오자 A씨를 불러 대조작업을 벌이고는 앞서 발생한 납치미수사건의 전모를 확인했다.

 이에 대해 숨진 여대생 이씨의 한 유족은 “비슷한 곳에서 또 한 번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라며 “경찰의 잘못된 대처와 허점투성이 수사로 가족을 잃은 것 같아 분하고 억울할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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