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저씨’ 결국 대형 로펌 간다

‘편의점 아저씨’ 결국 대형 로펌 간다

입력 2013-08-28 00:00
수정 201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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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환 前선관위원장 새달 율촌 변호사로

김능환 前선관위원장
김능환 前선관위원장
대법관을 지낸 뒤 아내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을 해 화제가 됐던 김능환(62·사법연수원 7기)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대형 로펌행을 결정했다.

김 전 위원장은 27일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다. 다음 달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항산 무항심’은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퇴임 후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공직으로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동안 아내가 운영하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편의점과 채소가게 일을 도우며 ‘보통 사람’으로 생활해 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내의 일을 돕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도 직업을 갖고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다음 직업으로 변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뒤 여러 대형 로펌에서 러브콜을 받아 왔다.

그는 “어느 곳에서 나의 마지막 꿈을 펼칠 수 있을지 고심을 거듭해 왔다”면서 “율촌은 아는 후배들이 많아 좀 더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함께 일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로펌행의 원인이 됐다는 설에 대해서는 “그런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아내를 나로부터 독립시켜 주고, 나도 내가 아는 지식을 활용할 길을 찾고자 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혼자 가게를 운영해야 하는 아내가 아쉬워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시원섭섭할 것”이라며 “이제 변호사로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공직에 있으면서 검소한 생활로 ‘청백리’라는 별칭을 얻었고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로도 거론됐지만 “대법관 출신이 행정부의 다른 공직을 맡는 게 적절치 않다”며 고사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17회 사법시험에 합격, 전주지방법원 판사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06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2011년 2월부터는 2년간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3-08-2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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