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방치됐던 동학지도자 유해 정읍 황토현에 안장

120년 방치됐던 동학지도자 유해 정읍 황토현에 안장

입력 2014-06-24 00:00
수정 2014-06-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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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에게 목이 잘린 뒤 120년 동안 방치된 동학 농민군 지도자의 유해가 전북 정읍시내 황토현에 안장될 전망이다.

유해를 관리하는 전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농민군 지도자의 유해를 황토현 전적지에 모시자는 정읍시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유해를 보관하고 있는 전주역사박물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유족회 등도 찬성의 뜻을 밝힌 바 있다.

황토현 전적지는 농민군이 관군을 대파했던 곳으로, 정부가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기리고자 338억원을 들여 기념공원을 만들려는 혁명의 성지다.

기념사업회는 이 공원에 동학농민혁명 희생자를 모실 대규모 묘역과 위령탑이 들어설 예정인데다 정읍시가 적극적인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유해를 모실 적지라는 판단을 했다.

동학농민혁명 발발 120주년을 맞아 더는 유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점도 고려됐다.

유해를 안장할 곳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기념사업회는 이르면 내달 안에 가칭 ‘유해 안장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추진위에는 기념사업회와 정읍시, 유족회 등 동학 관련 단체들을 모두 참여시킬 계획이다.

안장 시기는 준비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11월 중순이 검토되고 있다.

이 유골은 1995년 일본 홋카이도대학의 한 창고에서 ‘1906년 진도에서 효수된 한국 동학당 수괴의 수급(머리)’이라는 글씨와 함께 발견됐다.

기념사업회와 천도교 등의 노력으로 1년 뒤인 1996년 국내로 봉환됐으나 안치할 묘역을 찾지 못해 그동안 전주역사박물관 지하 수장고에 보관돼왔다.

문병학 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은 “유해를 봉환하고도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사실상 방치한 것은 후손들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동학 관련 단체들 사이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황토현 전적지에 모셔 영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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