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공무원”… 법복 대신 수의 입은 사채왕 뇌물 판사

“어제까지 공무원”… 법복 대신 수의 입은 사채왕 뇌물 판사

입력 2015-02-26 23:52
수정 2015-02-2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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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판준비기일 전날 사표 수리

“공무원이었습니다. 어제자로 퇴직한 것 같습니다.”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답하는 목소리가 떨렸다. 얼마 전까지는 법대에 앉아 판결을 내리던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피고인석에서 형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전직 판사 최민호(43·사법연수원 31기)씨.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사채업자로부터 청탁과 함께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전날 대법원이 사표를 수리해 최씨는 전직 판사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최씨는 이날 푸른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피고인석에 들어서는 발걸음은 차분했지만,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최씨는 재판장의 신원 확인 질문에 또박또박 답을 했지만 변호인은 그의 심리가 불안정하고 충분히 접견을 하지 못했다며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재판장이 “피고인 본인의 생각은 어떠냐”고 묻자 최씨는 “시간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2주 정도 시간을 달라는 최씨 측 요청에 재판부는 더 이상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첫 공판준비기일을 다음달 12일로 연기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달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사직서를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바로 수리하지 않고 있다가 이달 9일 ‘정직 1년’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징계는 지난 24일 확정됐고, 대법원은 25일 사표를 수리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5-02-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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