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회사 등 직원인 척하며 바이어로부터 물품대금 받아

기업체 직원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무역거래 당사자인 양 행세하면서 물품대금 등을 송금받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무역회사 등 해외 거래가 활발한 기업 직원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회사에서 쓰는 은행 계좌가 바뀌었다”는 등 가짜 이메일을 보내 3억 1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B(40·나이지리아)씨와 J(26·라이베리아)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손모(25·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4월 국내 한 무역업체의 거래처인 쿠웨이트 업체에 “우리가 수출한 물품의 대금을 받는 계좌가 변경됐다”는 가짜 이메일을 보내 2억 7천만원을 일당인 라이베리아인 N씨 계좌로 송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6월에는 국내 네일아트 사업자와 거래하던 가나 바이어에게 같은 수법으로 4천300여만원을 가로채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총책이 베냉공화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들의 해킹 대상과 수법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폴과 협의해 해외 총책 검거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총책인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상적으로 무역 대금을 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인출책을 맡은 J씨와 손씨는 “5∼7%의 수수료를 받고 돈을 찾아준 것일 뿐, 자세한 내용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