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수 “며느리에 소 100여마리 줬다”…증여세 미납

함평군수 “며느리에 소 100여마리 줬다”…증여세 미납

입력 2015-11-16 11:38
수정 2015-11-16 11: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증여세 산출액·가산세 합치면 억대 세금 물수도

억대의 차명 축사자금 지원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당사자인 안병호 함평군수가 “5년 전 며느리에게 소 100여마리를 줬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정작 며느리는 막대한 금액의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병호 함평군수는 검찰의 수사에 대해 지난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0년 군수에 당선된 뒤 며느리에게 소 100여마리를 줬다”며 “며느리가 소를 직접 키우고 있고 내가 차명으로 국비(축사자금)을 지원받은 게 아니다”고 밝혔다.

축협조합장을 역임한 자신이 2010년 군수에 당선돼 소를 키울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소를 며느리에 줬고, 소를 ‘소유’한 며느리가 축사지원 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며느리가 차명으로 자신의 소를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 군수 며느리 오모씨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버님(안 군수)으로부터 소 100여마리를 받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씨는 시아버지로부터 소를 증여받고도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씨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며 “아버님으로부터 받은 소는 송아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세무서 관계자는 “2004년 개정된 증여세법에 따라 동산, 부동산, 가축 등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물건을 증여하면 증여세가 붙게 돼 있다”며 “시아버지와 며느리 간 가축 증여도 증여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 군수 며느리가 물어야 하는 증여세는 얼마일까.

증여세법에 따라 시아버지와 며느리 간 증여세 공제한도는 과세액(증여일 현재 증여재산의 시가)의 500만원이다.

500만원 초과부터 1억원까지는 과세액의 10%, 1억원 초과부터 5억원까지는 과세액의 20%를 물어야 한다.

전남도가 파악한 2010년 소 유통 가격은 송아지 암컷은 207만원, 수컷은 223만원이다.

600㎏ 기준 성두 암컷은 482만원, 수컷(거세우 기준)은 542만원이다. 육우는 281만원이다.

안 군수가 며느리에게 증여한 소 전체가 몇마리이진, 송아지 인지, 성두 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송아지 수컷 120마리를 증여했다고 하면 안 군수의 며느리는 과세액(2억6천760만원)의 20%인 5천320만원을 물어야한다.

여기에 증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세무서에 증여세 신고·납부를 하지 않으면 산출액의 40%를 가산세로 물어야 한다.

따라서 오씨는 산출액이 5천32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가산세(2천128만원)를 합쳐 7천448만원을 물어야한다.

만약 오씨가 증여 받은 소 일부 중 성두가 있다면 증여세는 1억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

한편 오씨는 2013년 4월 축사시설현대화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축사자금 명목으로 국비 7천300여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축사를 완공했고, 안 군수 비서실장의 동생 A씨와 안 군수와 가까운 B씨도 같은 해 국비 4천900여만원과 4천200여만원을 각각 지원받아 축사를 지었다.

이에 검찰은 안 군수가 자신을 키우던 소를 이들에게 ‘맡겨’ 축사자금을 지원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어 수사를 하고 있고, 안 군수와 함평군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