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잘린 산지, 곳곳이 취약지…산사태 위험 커졌다

허리 잘린 산지, 곳곳이 취약지…산사태 위험 커졌다

입력 2016-04-26 09:37
수정 2016-04-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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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취약지 1천317곳…산지 전용 늘면서 계속 증가이상기후도 산사태 요인…“피해 방지 시설 구축, 예방 강화”

활발한 산업 활동으로 산지 개발이 증가하면서 산사태 위험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국지성 집중호우나 태풍이 빈번해진 탓에 그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름철을 앞두고 대응·대피 체계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충북의 산사태 취약지역은 작년 말 기준 1천317곳이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와 춘천 산사태 이후 전국적으로 조사된 취약지역 2만7천500곳의 4.8%에 달한다.

산사태 취약지역 조사는 2013년부터 시작됐는데 충북에서는 그해 135곳의 취약지역이 처음 확인됐다. 이듬해에는 885곳, 작년에는 1천317개로 늘었다.

구석구석을 면밀히 점검해 산사태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꼼꼼하게 확인, 취약지로 정해서다.

문제는 취약지역 수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개발에 따른 산지 전용 면적이 꾸준히 늘어나는 게 원인이다. 산지 전용면적은 2013년 559㏊에 달했다가 2014년 340㏊으로 다소 줄었으나 작년 625㏊로 다시 증가했다.

공장 건립 등을 위한 산지 전용이 계속되면서 자연적인 경사면이 줄고 인공적인 비탈면이 늘었다. 인공적인 비탈면은 자연 상태보다 급경사를 이뤄 산사태 발생 위험이 커지기 마련이다.

충북도는 올해도 142곳을 취약지구로 추가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규제 개혁이 본격화돼 산지 전용이 확대되면 산사태 위험에 노출되는 취약지구가 갈수록 더 늘게 된다는 게 행정당국의 고민이다.

충북에서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총 9.83㏊ 면적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4년 사이 이렇다 할 산사태 피해는 없었지만 여전히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런 마당에 취약지가 계속 불어나면서 장마철을 앞둔 충북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기상 이변 역시 산사태를 부르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2013년 장마가 기상관측 이래 최장인 49일간 이어지고, 그해 10월에는 태풍이 느지막하게 발생했다. 2014년에는 강수량은 적으나 장마 일수가 평년보다 훨씬 많았다. 해마다 예측할 수 없는 기상 이변이 잇따르면서 산사태 발생 가능성도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

올해 여름 강수량은 평년(723.2㎜)과 비슷하겠지만 지역 편차가 크고, 발달한 저기압과 불안정한 대기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산사태를 초래하는 국지적 집중호우나 태풍이 잦을 수 있다는 얘기다.

충북도는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산사태 위험에 노출된 농촌과 산촌 주민 거주지역을 찾아 사방 사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농촌·산촌 주민이 고령화해 산사태 취약 계층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권역별 산사태 현장 예방단을 꾸려 취약지역 주민 비상연락망을 정비하고, 오는 6월 말까지 대피 체계를 구축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산사태를 인위적으로 막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발생 가능성을 사전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 방지 시설을 충분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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