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경위·지시 여부·대가성 추궁…이재용 겨냥 사전조사 관측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해 29일 오후 2시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28일 밝혔다.특검이 이달 21일 공식 수사에 착수한 이래 삼성그룹 관계자를 공개 소환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검 수사가 삼성 쪽을 본격적으로 겨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제일기획은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7·구속기소)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비영리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천800만원 상당을 특혜 지원한 삼성그룹 계열사다.
명목상 지원 기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삼성전자 자금이 건너간 것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에서 밝혀진 바 있다.
특검은 김 사장을 상대로 영재센터를 지원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해당 지원이 국민연금공단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찬성의 대가가 아닌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씨, 장씨는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함께 삼성을 압박해 후원금을 끌어왔다.
김 사장은 이달 7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의에 “김 전 차관으로부터 영재센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심적 부담을 갖고 후원해 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증언했다.
김 사장은 다만 “김 전 차관과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만난 적이 있다”면서 “후원은 제가 결정하지 않았고 정확히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부서에서 후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씨나 장씨는 만난 적이 없다”고 관계를 부인했다.
법조·산업계 일각에서는 김 사장에 대한 조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삼성그룹의 핵심 수뇌부 조사도 거론된다.
김 사장의 진술 내용에 따라 이 부회장의 소환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부회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최순실씨에 대한 특혜 지원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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