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보좌관, 해병대에 ‘채 상병 사건 수사 축소’ 지침

국방장관 보좌관, 해병대에 ‘채 상병 사건 수사 축소’ 지침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23-11-17 00:01
수정 2023-11-17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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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혐의자만 수사 의뢰 검토”
사령관에게 보낸 메시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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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채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된 7월 20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 마련된 해병대 숙영지를 방문하던 모습. 2023.7.20. 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채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된 7월 20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 마련된 해병대 숙영지를 방문하던 모습. 2023.7.20. 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이 해병대 사령관에게 수사 의뢰 대상을 줄이라는 취지로 사실상 지침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방부가 줄곧 견지해 온 ‘누구는 넣고 누구는 빼라는 식으로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물증이 나온 것이다.

16일 중앙군사법원에 제출된 대화 기록에 따르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군사보좌관이었던 박진희 육군 준장(현 소장)은 지난 8월 1일 낮 12시 6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확실한 혐의자는 수사 의뢰, 지휘책임 관련 인원은 징계로 하는 것도 검토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오전 9시 43분에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과 통화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단장은 “당시 법무관리관이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자 적시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고 했다. 외압으로 느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박 전 단장이 받아들이지 않자 박 전 단장의 상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보좌관이 수사 의뢰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한 ‘지휘책임 관련 인원’은 정황상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령관은 외압 논란이 불거진 뒤 명령 체계를 위반했다며 박 전 단장을 비난했던 것과 달리 박 전 보좌관과 나눈 대화에서 일관되게 해병대 수사단의 결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던 것도 드러났다. 김 사령관은 8월 1일 오후 박 보좌관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수사단 수사 결과를 어제와 오늘 다시 확인했는데 문제점 미식별”이라거나 “공정한 수사만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언급했다.

2023-11-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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