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청와대 만찬에 박종우 빼려 했던, 치졸한 대한체육회

[스포츠 돋보기]청와대 만찬에 박종우 빼려 했던, 치졸한 대한체육회

입력 2012-08-23 00:00
수정 2012-08-23 00:4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그도 메달 자격 충분하다 만찬에도 내가 오라고 했다 체육회·축구협회 신중했어야”

“런던에서 귀국했을 때 만찬 등 환영행사에도 박종우는 참석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결정을 전해 듣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런던올림픽에서 첫 동메달의 감격을 선사한 홍명보(43)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입을 열었다.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의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다.

홍 감독은 청와대 만찬 전날 저녁, 독도 세리머니에 연루된 박종우(23)에게 전화를 걸어 꼭 만찬에 참석하라고 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감독으로서 (박)종우한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종우가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박종우는 충분히 자격 있는 동메달리스트다. 행정적 문제에는 대한체육회나 (대한)축구협회(KFA)가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참 치졸한 체육회다. 집안 잔치에까지 주인공 중 한 사람을 제외하려고 했던 의도가 의심스럽다. 설령 분위기가 어색해질지언정 박 선수를 치하하고 보듬어 주는 자리를 마련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대한체육회는 KFA와 함께 일본에 이메일부터 보내 ‘박종우 세리머니는 우발적 행동이었다.’고 알려 합의를 도출하려 했다. 그런데 그 ‘친절한’ 이메일 원문이 공개되면서 저자세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앞서 체육회는 박종우의 시상식 불참을 요구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눈치를 보느라 한마디 항의도 하지 않은 채 박종우의 불참 요구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파문을 일으켰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 여부는 다음 달에나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협회의 관행으로 볼 때 FIFA 상벌위원회가 박종우 사안만 갖고 당장 상벌위원회를 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르면 9월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김주성 사무총장을 FIFA 본부에 파견한 협회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만약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경우 날아올 ‘화살’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조중연 협회장의 임기가 연말로 끝나 ‘레임덕’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불안은 영혼까지 잠식한다. 이날 창원에서 열린 경남과의 K리그 29라운드 후반 28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은 박종우 얼굴을 봐서도 이래선 안 될 일이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2-08-23 2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