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연봉 투자에도 잦은 부상
탬파베이 구단 인내심에도 한계

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이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수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김하성과의 짧고 실망스러운(brief and disappointing) 계약은 끝났다.”
승부의 세계는 언제나 냉정했다. 선수 한 명에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빅리그’에서는 더욱 그랬다. 이번엔 김하성(30)이 그 주인공이 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023시즌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김하성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탬파베이 입장에선 사실상 방출이고, 올 시즌 내·외야진이 모두 붕괴된 애틀랜타는 팀 재건을 위한 ‘도박’이다.
2일(한국시간) MLB닷컴과 두 구단은 김하성의 이적을 공개했다. 탬파베이는 올 시즌 팀 최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부상으로 24경기밖에 뛰지 않은 김하성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고, 애틀랜타는 “김하성은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가 열리는 3일 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21년 한국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하며 빅리그에 데뷔한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자격으로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었다. MLB에서도 ‘스몰마켓’으로 손꼽히는 탬파베이는 그에게 팀 최고 수준인 2년 2900만 달러(약 403억 4000만원)를 약속하는 통 큰 투자를 했지만, 김하성은 지난 시즌 다친 어깨 탓에 7월 5일 탬파베이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주루 중 종아리를 다치면서 3경기를 쉬었고, 이후 두 차례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번 시즌 성적은 24경기 타율 0.214, 홈런 2개, 5타점이다.

탬파베이 유격수 김하성
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이 5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5 미국 프로야구(MLB) 정규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수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김하성을 영입한 애틀랜타는 이번 시즌 62승 75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개 팀 중 4위에 머물고 있어 ‘가을 야구’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탬파베이가 올 시즌 연봉 중 1100만 달러를 김하성에게 지급했고, 잔여 200만 달러는 애틀랜타가 부담한다. 2026시즌 애틀랜타 잔류 여부는 계약 옵션에 따라 김하성이 선택할 수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 ‘유리 몸’ 낙인이 찍힌 상황이어서 잔여 경기에서 그의 건재함부터 증명해야 할 처지다. 이번 이적으로 김하성은 2002~2003시즌 투수 봉중근 이후 22년 만에 한국인 애틀랜타 선수가 됐다.
한편 왼쪽 어깨 부상 후 마이너리그에서 재활해온 김혜성(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이르면 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 경기에 출전할 전망이다. 다저스 구단은 이날 “부상자 명단에 있던 김혜성과 투수 마이클 코펙을 (1군)로스터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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