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AI 야친’… 로봇이 짜장면 배달… 검색포털선 자동차 개발
구글이나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처럼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업종’이 모호해지고 있다. 검색포털 회사가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만들고 게임회사는 인공지능(AI)을 연구한다. ‘배달앱’ 스타트업은 로봇을 개발 중이고, 이동통신사는 이어폰을 만들고 있다.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이 15일 경기 판교 R&D센터에서 그동안의 AI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게임업체 처음으로 AI 조직을 만든 엔씨소프트가 연구 현황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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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스타트업 로봇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를 푸드코트 같은 실내 환경에서 시연해 볼 작정이다.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올 하반기 아파트 단지 등 실내외가 혼합된 공간에서 시도한다. 류진 홍보이사는 “딜리가 일반 보행로로 나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면서 “짧게는 2~3년, 길게는 5~10년을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미래기술 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도 지난 13일 로봇 연구 현황, 정밀지도 기술,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소개했다. 검색 포털과 전자상거래로 쌓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AI 기술과 로봇·자율주행차 등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랩스는 이달 중에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키즈폰 ‘아키’도 내놓는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공개된 아키는 와이파이를 이용해 실내에서도 어린이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게 만들어졌다. 자녀의 이동 패턴을 파악해 경로를 벗어나면 부모에게 알려주는 AI 기능도 얹어졌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업체 중 처음으로 AI 이어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AI 플랫폼 ‘누구’로 월평균 실사용자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방대한 AI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반기 동시 통·번역이 가능한 AI 이어폰을 내놓을 작정이다.
해외 글로벌 ICT 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기술 융복합을 통해 사업 경계를 허물어 왔다. 스마트폰 양대 운영체제 중 하나인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상거래, AI, 로봇 등 사업 영역이 어디까지인지조차 알기 어려운 구글도 처음 출발은 ‘검색포털’이었다. 미국 아마존이나 중국 알리바바 역시 상거래 플랫폼에서 시작해 ICT 영역 전반에 걸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8-03-16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