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빚의 올가미’

커지는 ‘빚의 올가미’

김승훈 기자
입력 2020-09-17 17:56
수정 2020-09-1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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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 5명 중 1명, 3년 한 푼 안 써도 못 갚아

대출자 5명 중 1명은 3년간 한 푼도 안 쓰고 돈을 다 모아도 빚을 모두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과 통계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00% 이상인 사람 비중이 33.8%로 집계됐다. 처분가능소득은 개인 소득에서 세금, 사회보장분담금, 이자 비용 등 비소비성 지출을 뺀 소득으로, 소비에 쓸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사람 10명 중 3명 이상이 2년간 모든 소비를 멈추고 소득을 다 모아도 빚을 전부 갚을 수 없다는 의미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00% 이상인 사람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4년 28%에서 2015년 30.1%, 2016년 31.4%, 2017년 31.7%, 2018년 33.5%로 늘었다. 이 비율이 300% 이상인 사람 비중도 2014년 17.6%에서 지난해 21.9%로 증가했다. 3년 내내 지갑을 닫고 살아도 빚을 못 갚는 대출자가 10명 중 2명을 넘는다는 뜻이다.

반면 번 돈의 절반만 모아도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 50% 이하) 비중은 2017년 31.1%에서 2018년 29.8%로 떨어진 뒤 지난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1504조 5000억원에서 올 1분기 1521조 7000억원으로 늘었다. 1분기 주택담보대출은 858조 2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56.4%를 차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663조 5000억원(43.6%)이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20-09-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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