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서 인도교민 대상 발언으로 ‘비애국’ 지탄
한국과 중국을 방문했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인으로 태어난 것이 부끄러웠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인도 소셜미디어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과거 인도의 후진성과 현재의 경제적 성과를 대비해 가볍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인도 현지에서는 ‘비애국적 발언’이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20일 AFP 통신과 인도 언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의 인도 교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예전에 당신은 인도인으로 태어난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모디 총리는 이어 “하지만 지금 당신은 인도를 내세우는데 자랑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해외의 인도인들은 지난해 정부가 이룬 변화에 모두 기대를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찾은 모디 총리는 18일 서울에서도 인도 교민들에게 비슷한 톤의 연설을 했다. 그는 “무슨 업보를 지어서 인도인으로 태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했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들이 인도를 떠나야했던, 또 기업인들이 ‘여기선 도저히 사업할 수가 없어’라고 말하던 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이들이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도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에 ‘모디인도모욕’(#ModiInsultIndia)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이고 모디 총리를 맹공했다.
’스카치 샤슈트리’라는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에 “인도인임이 부끄럽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한 첫 총리”라고 썼다. ‘티누 체리안’은 “인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싫어할 수도 있다. 더 좋은 기회를 찾아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인도인임을 부끄러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야당인 국민회의당의 산자이 자 대변인은 트위터에 ‘국가적 수치’라는 글을 올렸다.
취임 1주년을 막 넘긴 모디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21세기를 인도의 세기로 만들겠다”며 과감한 개혁정책으로 인도 경제를 세계 경제의 주요 동력원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온다.
최근엔 인도 경제성장률이 중국보다 높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7.5%로 예측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