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경보호청, 미쓰비시에 정보제출·주행저항시험 지시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연비 조작 스캔들이 결국 바다 밖으로 번졌다.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캘리포니아주 당국과 함께 미국에서 팔린 미쓰비시 차량이 연비 규정을 충족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과 오토모티브뉴스 등에 따르면 EPA는 미쓰비시 자동차에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EPA 대변인은 또 당국이 미쓰비시에 미국 판매 차량의 주행저항 시험을 다시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2012년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 포드, 메르세데스-벤츠도 미국에서 여러 모델의 주행저항 테스트가 규정에 어긋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당시 120만대의 연비 과장으로 2014년 미국에서 1억달러의 벌금을 내고 소비자들에게 약 4억달러를 보상했다.
미쓰비시는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행저항값을 규정과 다르게 측정했다고 실토했다. 주행저항값은 자동차가 달릴 때 타이어가 도로에 접하며 생기는 구름저항과 공기저항을 수치화한 것이다.
자동차를 트레드밀과 비슷한 장비인 다이너모미터에 올려 주행시키면서 연비를 측정할 때 이 수치가 반영된다.
미쓰비시 브랜드의 자동차 10대 가운데 9대가 일본 밖에서 팔리기 때문에 사태는 일파만파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국에도 미쓰비시 차량이 1천316대 등록돼 있다.
미쓰비시는 연비 부정행위가 25년 전인 1991년부터 있었다고 26일 시인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2000년 이후 또다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아이카와 데쓰로 사장은 “이번 일은 회사의 존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주가는 26일까지 5거래일간 약 50% 폭락했으며 시가총액은 4조원 이상 날아갔다.
TIW의 애널리스트 다카다 사토루는 이번 사태의 전모가 드러날 때까지는 매도 주문이 이어질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는 미쓰비시 자동차가 오는 5월 11일 국토교통성에 자료를 제출한 뒤에도 이 회사의 금전적 손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어드밴스드 리서치 재팬의 엔도 고지는 “지금으로써는 문제가 되는 차종과 대수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