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능선’ 넘은 콜롬비아 내전 종식…국민투표가 최대 고비

‘9부 능선’ 넘은 콜롬비아 내전 종식…국민투표가 최대 고비

입력 2016-08-25 10:57
수정 2016-08-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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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내 정전ㆍ무장해제 실질 이행이 관건…제2 반군과 평화협상도 주목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4일(현지시간)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에 최종 합의했지만, 실제 평화로 이어지기까지 아직 넘어야 할 관문과 난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최종 평화협정은 콜롬비아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정부와 FARC가 평화협정안을 체결한다면 이를 국민투표에 부쳐 비준을 받도록 했다.

정부는 체결된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 동의 수렴 방식으로 국민투표를, FARC는 농민, 여성, 원주민 등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제헌국회를 각각 주장했지만 결국 국민투표로 결정됐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는 10월 2일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투표에 부쳐진 평화협정 동의안은 최소한 전체 유권자 약 3천300만 명의 13%에 해당하는 430만 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거나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어야 구속력과이행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찬성이 다소 우세하지만,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달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투표 참여자의 67.5%가 평화협정안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랜 내전 탓에 많은 국민이 FARC를 마약 테러리스트 조직이라고 생각하는 등 반감이 커 남은 기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FARC는 활동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마약 재배업자들로부터 세금을 걷고 마약 밀매에 관여해왔다. 한때 몸값을 받으려고 납치를 일삼기도 했다.

일부 정치권의 반대도 국민투표의 결과를 좌우할 변수다. 지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집권 당시 미국의 지원 아래 대대적인 반군 소탕작전을 벌인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과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전 대통령은 정부와 FARC 간 평화협정 인준에 반대하고 있다.

상원의원으로 활동 중인 우리베 전 대통령은 그간 정부가 FARC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며 국민투표가 실시된다면 반대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반인권 범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반인권 범죄자들의 공직 진출 제한 등의 요구사항이 최종 평화협정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정부와 FARC 간의 정전 합의와 무장해제가 실질적으로 이행돼야 한다.

양측이 지난 6월 최대 난제였던 쌍방 정전에 이어 최종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는 즉각적인 평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쌍방 정전 협정에 따라 7천 명에 달하는 FARC 반군은 최종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 6개월 이내에 31곳에 마련된 평화지대로 가서 무장해제를 검증할 유엔에 무기를 반납한다.

그러나 FARC 조직 내에서 일부 강경론이 대두하고 있어 무장해제가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FARC 강성 조직인 ‘제1 전선’은 지난 7월 정부와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무기를 내려놓지 않고 무장투쟁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조직은 FARC의 전체 조직원 7천여 명 가운데 200명에 불과하지만, 수차례 납치를 자행하고 마약 밀매에도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진 강성 조직이다. 여기에 반군의 무장해제 과정에서 평화협정에 반대하는 일부 정부군과 우익 민병대가 무기를 버린 반군을 공격한다면 무장해제가 중단될 수도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제2 반군인 좌파반군 민족해방군(ELN)과도 평화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FARC보다 더 과격한 것으로 평가되는 ELN이 무장해제를 한 뒤 현실 정치에 참여할 FARC의 빈자리를 꿰차고 세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FARC에서 이탈한 반군이 ELN에 합류할 수도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3월부터 ELN과 협상을 시작했으나 ELN의 언론인 납치 등으로 진척이 없는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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