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기자회견서 ‘SCSP’ 4대 키워드 제시…“더 밝은 길 있을 것”
다음 달 12일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일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미국이 그 대가로 제공될 미래 청사진의 키워드를 제시했다.정상회담의 성패를 다를 비핵화 문제에서 분명한 양보할 경우 북한이 누릴 수 있는 ‘보상’의 총합을 압축적 언어로 표현해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강하고(strong), 연결된(connected), 안전하고(secure), 번영한(prosperous) 북한의 모습을 상상한다”고 말했다.
‘SCSP’로 요약되는 북한 미래의 4대 키워드 중 안전과 번영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여러 차례 공개 언급한 북한의 체제 보장과 경제적 보상을 가리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도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실제로 비핵화할 준비가 된다면 그들의 안보가 더 대단해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세계가 북한에 요구하는 비핵화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안전 보장을 둘 다 성취할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했다”고 털어놨다.
경제적 번영 약속은 체제 보장과 더불어 미국이 강조하는 비핵화 보상의 핵심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북한이 체제를 지키면서 부자나라가 될 수 있다. 한국과 견줄 만한 수준으로 번영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3일 방송 인터뷰에서 “그들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거들었다.
미국의 민간 자본 투입을 허용해 북한의 인프라와 농업을 발전시키며 경제번영의 길을 적극 돕겠다는 게 폼페이오 장관의 구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만찬 도중 뉴욕의 화려한 마천루를 잇는 스카이라인을 보여주며 북한의 ‘더 밝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회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에 ‘더 밝은 길’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가 북한의 미래로 묘사한 단어 중 하나인 ‘strong’은 체제 안전보장 약속과 경제적 번영을 통해 북한이 진짜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더욱 눈에 띄는 키워드는 ‘connected’이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따라 고립된 ‘은둔의 왕국’으로 전락한 북한을 지구촌 국제공동체의 일원으로 연결해줄 수 있음을 공개 시사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견에서 이런 4대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북한은 문화적 유산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나라들의 공동체에 통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언급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 대북제재 해제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정상회담이 두 정상에게 “미국과 북한을 평화(peace), 번영(prosperity), 안보(security)의 새 시대로 과감하게 이끌 역사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포스트 싱가포르’ 북미관계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