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인정하지만 대만 무력 침공 용인 못해’
대만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 감안 조치…美와 보조
대만 신주의 TSMC 본사. 신주 AP 뉴시스
요미우리가 입수한 초안은 “대만해협에서 단계적으로 고조될 위험은 파트너국과 협력해 현상의 침식을 저지할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긴장이 고조되는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가 대중국 전략문서에서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관계국과 관여할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미국이 중국을 ‘패권 경쟁자’로 규정하고 강경 기조를 끌어 올리는 가운데 EU도 입장을 통일하고자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이 천명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하거나 간섭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속내다. 이를 반영하듯 EU는 “중국이 군사행동을 단행하는 시나리오에는 ‘일방적 현상 변경과 무력행사’가 담겨 있어 세계 경제와 정치, 안전보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명시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EU도 유럽이 반도체를 의식해 대만 정세에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초안에는 “최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대만의 주요 역할을 고려할 때 일방적 현상변경과 무력사용에 거대한 경제, 정치, 안보 후과가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 담겼다. EU가 수입하는 반도체의 약 90%가 대만산으로 파악된다고 폴리티코EU는 설명했다.
초안에서 EU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 대해서는 선별적 디커플링(탈동조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우주기술 등 미래 분야에서는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EU는 “그러나 EU가 중국과의 소통 창구를 유지하고 건설적인 협력을 모색하는 것을 저지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EU의 핵심 이익을 증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EU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철수를 요구하지 않으면 “중국과 EU 관계는 결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