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제로 선언한 ‘기후 악당’…시진핑은 다 계획이 있을까

탄소 제로 선언한 ‘기후 악당’…시진핑은 다 계획이 있을까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09-28 22:12
수정 2020-09-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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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60년까지 ‘배출량 0’ 추진
전 세계 신규 火電 60% 中에 건설

“에너지 전환에 6500조원 필요 등
목표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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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2일 유엔총회 정상 연설에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공언해 실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를 쏟아 낸 만큼 이를 흡수하는 조치도 병행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자 대표적인 ‘기후악당’(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소홀히 하는 나라)으로 불리는 중국이 ‘탄소중립 국가’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중국의 에너지 현실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영국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자 두 번째 석유 소비국인 중국이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노력을 선택했다”면서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이 야심 찬 계획(탄소중립)을 어떻게 실현할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기후변화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중국이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면 오는 2100년 전 세계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5도 정도 높아지는 선에서 억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설정한 목표치(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 상승)보다 높지만 그래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다.

하지만 현재 중국이 쓰는 에너지의 85%는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화석연료다. 2060년까지 이 비율을 극적으로 낮춰야 하지만 이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영국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발표한 ‘2020년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석탄 생산량의 52%를 소비했다. 이런 현실에서 수십년 안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약 5조 5000억 달러(약 6458조원)가 필요하다는 것이 BP의 추산이다.

앞서 이코노미스트도 24일 시 주석이 유엔총회에서 ‘206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제시한 데 대해 “중국은 다른 어느 국가가 약속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탄소배출 정점에서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이것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전력 생산을 완전히 탈(脫)탄소화해야 하는데, 현재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속도로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전 세계 신규 화력발전소의 60% 이상이 중국에 건설됐다. 시 주석의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은 내년에 발표될 새 5개년 경제계획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0-09-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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