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씨유값도 올라 ‘먹거리 비상’
英 슈퍼마켓 1인당 2개 구매 제한
국내 라면·제과 가격 인상 압박
인도네시아 슈퍼마켓의 식용유 구매 개수 제한. EPA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28일부터 팜유와 팜유 원료 물질의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기름야자 열매로 생산하는 팜유는 인도네시아가 전 세계 공급량의 60%를 담당하는 세계 1위 수출국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팜유 선물 가격은 지난해부터 급등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월 28일부터 수출 물량의 20%를 국내에 먼저 공급하는 ‘내수시장 공급의무(DMO)제도’를 도입했지만 물가 압박이 계속되자 ‘수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세계 최대 해바라기씨유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공급이 막히고, 캐나다와 남미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유채와 대두 생산량이 줄면서 해바라기씨유와 카놀라유, 콩기름에 이어 대체재인 포도씨유까지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들은 고객들에게 1인당 식용유를 2~3개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세계 식료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도 예상된다.
팜유 수입의 56% 이상을 인도네시아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수출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라면·제과업계에선 제품가 인상 고민이 짙다. 벌써부터 자영업자들의 식용유 사재기 조짐도 감지됐다. 식용 팜유를 수입해 국내 공급하는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등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은 기업들이 3~6개월 물량을 확보한 상태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제품 생산 차질 및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2022-04-25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