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집권하면 자살률 치솟는 이유

보수당 집권하면 자살률 치솟는 이유

입력 2012-02-20 00:00
수정 2012-02-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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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지난 1900년부터 일어난 자살·살인율 증감을 그래프로 그리면 뾰족한 산을 여러 개 겹쳐놓은 듯 가파르게 오르락내리락하는 불규칙한 선이 그려진다.

하지만 여기에 당시 집권 정당의 보혁 성향을 변수로 추가하면 그래프에 숨겨졌던 반전이 수면에 드러난다.

보수당 집권기에는 자살·살인율이 치솟다가 민주당 집권기에는 하락하는 주기가 반복됐다는 것.

이는 과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분석일까.

1966년부터 34년 동안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일한 정신의학자 제임스 길리건은 신간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에서 이같이 정치와 자살률에 얽힌 비밀을 파헤친다.

저자는 1900-2007년 미국에서 일어난 자살 및 살인 사건의 증감 추이를 연도별로 그래프로 그렸다.

분석 결과 공화당 집권기인 59년 동안 자살·살인 건수가 전체적으로 10만명 당 19.9명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공화당이 백악관을 차지한 1900-1912년에는 10만명 당 자살·살인율이 15.6명에서 21.9명으로 6.3명 늘어났으며, 이러한 증가율을 정권별로 모두 더하면 59년 동안 모두 10만명 당 19.9명이 된다는 것.

그러나 민주당 집권기인 48년 동안에는 자살·살인율이 10만명 당 18.3명 줄어들었다.

결과로 보면 공화당 집권기에 늘어난 자살·살인 건수만큼 민주당 집권기에는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됐다.

저자는 통계적 의미를 정확히 따지기 위해 조사대상 시기를 경제 대공황이나 2차 세계대전 등으로 구분해 분석했지만 달라지는 점은 거의 없었다.

다른 변수가 추가되더라도 공화당 집권기에는 자살률과 살인율이 여전히 순증했고, 민주당 집권기에는 순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이러한 통계 뒤에 숨겨진 진짜 범인으로 ‘불평등’을 지목했다.

공화당은 실업, 경기 위축, 소득과 재산의 불평등 등을 꾸준히 키우며 빈부 격차를 늘렸고 이는 자살·살인 사건으로 직결됐다는 것.

대안은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정당을 찍는다는 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 선거가 후보간 라이벌 다툼으로 비화하는 대신 정당의 정책 대결로 치러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희재 옮김. 교양인 펴냄. 276쪽. 1만3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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