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일밤 ‘하나뿐인 지구’
자연과 인공의 공존은 지구촌의 화두다. 도시개발, 지구온난화 등으로 황폐화하는 자연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손길이 닿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공간은 자연 생태계를 파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이 손을 뻗어 자연을 복원시키고 자연 스스로 생명력도 상승시키는 길,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방법은 없을까.답답한 도심 속에서 삶의 여유와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인공하천. 경기도 부천에 있는 ‘시민의 강’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E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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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충북 충주시에 있는 대표적인 인공호수 충주호를 찾았다. 104년 만에 닥친 지독한 가뭄으로, 호주 주변은 이미 바짝 말라 있다. 수위가 30㎝나 낮아진 터라, 이곳에서 15년째 어업을 하는 김상미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물고기가 수초에 알을 낳아도 금세 말라 버려 부화할 수가 없다. 더 큰 문제는 물고기를 잡더라도 대부분은 먹을 수 없는 쓸모없는 어종이라 다시 강으로 돌려보낸다. 하지만 김상미씨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충주호에 설치된 인공산란장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산란장을 설치하고 나서 치어(어린 물고기)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공산란장의 구석구석과 이곳에서 많은 수를 차지하는 붕어의 생태를 살펴본다. 1㎜ 크기의 미세한 알에서 물고기의 눈이 나타나고 심장이 박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붕어의 경이로운 부화 장면도 볼 수 있다.
수(水)생태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물과 맞닿은 수초다. 수초의 뿌리는 수질을 정화하고, 물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 건강한 환경을 제공한다. 점성이 있는 알을 부착시켜 보호하기 때문에 어류들의 산란에도 중요하다. 물 밖에 있는 수초는 잠자리와 소금쟁이, 나비, 벌 등 다양한 곤충들의 낙원이다. 곤충을 먹이로 삼는 새들에게도 수초는 생명의 터전이다.
콘크리트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공간으로 인공하천이 인기다. 제작진이 찾은 경기도 부천의 인공하천은 ‘시민의 강’이다. 하천이 많아 부천이라고 불렸지만, 도시개발로 흐르는 물은 사라졌다. ‘시민의 강’은 전체 길이 5.5㎞를 따라 수초가 심어져 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물은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재활용수지만 2급수로 맑아 물고기가 다닌다. 아이들에게는 도심 속 생태학습장이 됐다. 이곳에서 ‘인공’이 풀어야 할 과제인 자연과 거리를 좁히는 해결책을 엿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12-07-02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