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야 홋카이도과학대 부교수 와세다대 강연
“최근의 혐한 분위기가 오히려 K팝에는 잘된 일이다. 원점으로 돌아가 일본 내 서브컬처(하위 문화)로서의 좋은 부분을 어필할 수 있게 됐다.”일본의 K팝 평론가 후루야 마사유키 홋카이도과학대 객원 부교수가 지난 17일 도쿄 와세다대에서 강연하고 있다.
동방신기를 일본에 맨 처음 소개한 것으로 유명한 K팝 평론가 후루야 마사유키(40) 홋카이도과학대 객원 부교수가 지난 17일 저녁 도쿄 와세다대에서 이 대학 한국학연구소(소장 이종원 교수)가 기획한 연속 강좌의 첫 연사로 나서 ‘K팝은 일본인의 한국관을 어떻게 바꿨는가?’란 주제로 강연했다.
후루야 부교수는 최근 혐한 분위기가 과도한 K팝의 마케팅 전략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2년에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아이돌은 40개에 달했다. 한류 드라마가 10년에 걸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과는 달리, K팝은 3~4년 만에 그런 위치에 오르려고 했다”면서 “서브컬처로서 사랑받던 한류가 메이저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무리를 하면서 혐한 분위기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치게 비싼 공연 입장료 등 K팝의 문제로 지적됐던 사항들이 최근 혐한 분위기 때문에 개선되고 있다. 지금 K팝의 위상은 2010년 카라가 등장하기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K팝을 잘 모르던 때로 돌아간 듯하다”고 지적한 뒤 “이제야말로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됐다. K팝의 좋은 점을 보고 많이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와세다대는 오는 5월 15일 요모타 이누히코 전 메이지가쿠인대 교수의 ‘한국 영화와 신파의 전통’, 6월 12일에는 아사쿠라 도시오 국립민족학박물관 교수의 ‘음식으로 본 한국 문화’, 7월 10일에는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한국의 현대 문학을 읽자’ 등 매달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4-19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