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ㆍ전남 최대 승부처..결선투표 여부 판가름날 듯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1일 전북 경선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5연승 무패기록을 써내려가는 맹위를 떨쳤다.특히 경선 레이스가 중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첫 승을 거둠으로써 대세론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누적득표 기준으로 과반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결선투표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의 전북 경선 득표율은 37.54%로, 앞서 치러진 제주ㆍ울산ㆍ강원ㆍ충북에 비해서는 최하위 기록이나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선두를 지켰다는 것 자체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게 대체적 평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송금 특검, 분당 등으로 인해 벌어졌던 친노 진영과 호남과의 간극 좁히기에 성공하면서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등 중요한 고비 때마다 ‘전략적 선택’을 해온 호남에서 대세론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북 출신으로 홈그라운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꼴찌 탈출에 성공, 전북에서 2위로 뛰어오른 정세균 후보와 ‘김대중 (DJ)정신’을 내세워 호남 공략에 각별한 공을 기울여온 손학규 후보가 각각 26.53%, 23.40%의 득표율을 보이는 등 3자간에 어느정도 황금분할 구도도 연출됐다.
전북 경선을 거치면서 누계 득표면에서 문-손-김두관-정 후보 순의 경선순위에는 변동이 생기지 않은 가운데 김 후보가 전북에서 4위로 추락,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1강-1중-2약’의 구도가 구축된 모양새다.
문 후보의 독주체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누적 득표율에서는 45.67%로 과반의 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문 후보로선 결선 없이 당 대선 후보로 직행하겠다는 당초 전략에 다소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손 후보로선 전북에서 정 후보에게 밀려 3위로 주저앉으며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게 됐지만 누적 득표율(25.69%) 면에서는 2위를 유지, 결선투표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추격에 총력전을 펼 태세다.
누적 득표율 기준으로 여전히 문 후보에게 20% 포인트 가량 밀리고 있지만 그 격차는 24.74% 포인트에서 19.98% 포인트로 다소 좁혀진 상태이다.
김 후보는 전북에서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14.50%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 정 후보(14.14%)에 근소하게 앞서며 가까스로 3위 자리를 유지, 반전 전략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 후보는 누계 득표순에서는 여전히 최하위지만 전북에서의 선전을 발판으로 상위권 진출을 노릴 수 있는 만큼 경선전 중반 청신호가 켜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결국 13만9천275명이 등록, 최다 선거인단이 몰려든 오는 6일의 광주ㆍ전남에서의 대회전이 이번 순회경선의 향배를 판가름할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여 각 캠프별 표심 쟁탈전도 가열될 전망이다.
문 후보가 민주당의 심장부인 광주ㆍ전남에서도 연승 기록을 이어간다면 대세론을 확실히 굳히면서 결선 없는 ‘싱거운 승부’가 될 수 있는 반면 손 후보 등이 이 곳에서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독주체제를 구가하는 가운데 2∼3위인 손, 김 후보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비문(비문재인) 후보들의 결선투표 전 단일화 성사 여부도 판을 흔들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손, 김 후보측 모두 “일단 자체 득표력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나 현재 판세가 지속될 경우 단일화 등 연대설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전북 경선의 투표율은 45.51%를 기록, 앞선 초반 4연전에 비해 최하치를 기록하는 등 경선 흥행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이는 호남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안철수 바람’에 더해 모바일투표를 둘러싸고 불거진 잇단 잡음 등으로 경선 자체가 국민의 관심권에서 멀어진데다 전북을 강타한 태풍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