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읍면동 시범사업 등 ‘현금살포’로 규정해 반발
자유한국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압박 수위를 높이며 막판 공세의 고삐를 바짝 틀어쥐었다.한국당이 ‘문제 예산’으로 규정한 정책 사업에는 애초부터 문제 삼은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뿐만 아니라, 혁신 읍면동 시범사업과 같은 신규사업 상당수도 포함됐다.
한국당은 이런 사업들을 ‘현금살포 사업’으로 규정하고 여당의 양보 없이는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인 오는 2일 내 처리키 어렵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저의 감으로는 예산안 법정시한 준수가 장담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예산안 심사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원내지도부 차원의 회동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가 동시에 돌아가는 ‘투트랙’에 돌입했으나 원만히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투트랙 제안에 따라 막상 진행시키고 보니 어제 여당이 예결위 소위를 가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주요 쟁점인) 8개 예산만 2+2+2회의에서 하고 나머지는 예결위 소위에서 하기로 했는데 어제 가동이 안 됐다는 건, 8개가 타협되면 나머지는 밀어붙이는 행태를 보일 거라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의총에서 ‘문재인정부 2018년 예산안 현금살포 인건비 지원 사업’이란 제목의 자료를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원래 예산안 심사는 숫자싸움인데 이번 문재인 정부의 예산을 심사하면서는 숫자싸움이 아니라 신규사업을 막아내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 읍면동 시범사업 ▲국민참여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 ▲도시재생사업지원 등의 사업을 언급했다.
특히 혁신 읍면동 시범사업에 대해선 지난달 23일 예결위 소위 회의록까지 공개하며 여당의 입장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혁신 읍면동 시범사업 예산을 보면 주민자치회 간사 인건비가 주요내용”이라면서 “전국 읍면동이 3천500개가 있는데 1명당 2천500만 원씩을 주고 (사람을) 두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노량진 고시생들이 9급 공무원 시험을 쳐서 (합격하면) 연봉이 얼마인지 아느냐”면서 “이 사업은 선발 기준이나 자격 요건 등도 언급 없이 (공무원이 아닌) 2천500만 원짜리를 3천명, 3천만 원 짜리를 400여명 두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회의 당시 자신의 이런 지적에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국가 월급을 꼭 공무원들만 받아야 되느냐. 공무원들이 해 가지고 대한민국이 잘 됐느냐’라고 한 발언 등을 공개하며 “이런 근거도 없고 부당한 신규사업을 막아내느라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